법무부 장관 내정자 황교안, 불법도청 수사 지휘… 검찰내 대표적 공안통

차기 정부의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된 황교안(56) 전 부산고등검찰청 검사장은 검찰 내 대표적 '공안통'으로 꼽힌다.

서울중앙지검 2차장이던 지난 2005년에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국가정보원 불법도청 사건의 수사를 지휘했다. 당시 그는 불법도청을 지시·묵인한 혐의로 임동원ㆍ신건 전 국정원장을 구속하는 초강수를 뒀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주변의 예상과 달리 검사장으로 곧바로 승진하지 못해 공안검사라서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게 아니냐는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검찰총장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렸으나 한상대 전 총장 취임 직후 검찰을 떠났다. 현재는 법무법인 태평양의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법무부와 검찰은 황 전 고검장이 법무부 장관 내정자로 호명되자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검찰의 한 고위관계자는 "황 전 고검장은 검찰 재직 시절 총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며 "합리적으로 일처리를 하시고 성격까지 온화해 검찰 조직 내부에서도 신망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검찰 개혁'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어느 때보다 거센 시점에서 검찰 출신 내정자가 나온 데 대한 안도감도 감지된다. 사법연수원 13기 출신으로 30여년간 법무부와 검찰의 주요 보직을 거쳤던 만큼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재경지검의 한 검찰 관계자는 "검찰총장 공백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며 "황 내정자가 서둘러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고 총장 인선까지 마무리돼 조직이 안정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법무부 장관 인선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안보관ㆍ국가관이 간접적으로 드러났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법무부나 검찰의 역할에 대해 박 당선인이 (황 내정자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다고 보여진다"고 평했다.

황 내정자는 법조계 기독교 모임인 '애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신학대를 다닐 정도로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다. 2009년에는 음반을 낼 만큼 색소폰 연주에도 일가견이 있다.

▲1957년 서울 ▲경기고, 성균관대 법대 ▲제23회 사법시험 ▲통영지청장,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 북부지청 형사5부 부장검사 ▲대검 공안1과장, 공안2부 부장검사 ▲2005년 서울중앙 2차장 ▲2009년 대구고검 검사장 ▲2011년 부산고등 검사장 ▲2011년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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