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경제 1%성장·소비세인상 등 악재 산적/금융개혁 따른 불안심리·엔화 약세도 한몫일본 증시가 붕괴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새해들어 연 3일 폭락세를 보이던 닛케이지수는 10일에는 장중 한때 1천포인트 가까이 수직하락하며, 1만7천선 마저 위협받고 있다. 이날 동경 증시는 상오장에 4백포인트 하락했다가 하오장 들어 회복, 1만8천포인트까지 치솟았으나 후장에 이르러 다시 급락해 1만7천3백3.65로 마감했다.
닛케이 지수가 이처럼 극도의 불안정을 보이는 것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본 경기회복을 이끌 어떤 호재도 보이지 않고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공공투자 감소, 강력한 인플레 억제정책, 소비세 인상 등 기업투자 감소와 소비심리를 위축시킬 요소들만이 올해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지난 95년 시작된 소득세 감면정책이 지난해 끝나면서 6백억달러의 세금이 징수돼 올해 일본 경제성장률이 1%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붕락요인은 지난 12월부터 일본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금융개혁에 대한 불안. 2천5백17억달러의 부실채권을 안고 있는 금융산업주들이 증시급락을 주도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노무라연구소등 민간연구소들은 최근 올해 일본 경제성장률이 1%에 그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에 예상했던 올해성장률 2.5%와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기업 순익 성장률도 지난해의 15%에서 5%로 줄어들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달러당 엔화의 환율이 45개월 이래 최저치인 1백16엔선으로 맥을 못추고 있는 것도 닛케이 급락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일본정부가 올해 재정적자를 해결하겠다며 초긴축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다 현재 일본은행의 재할인율은 사상 최저. 외국 자본을 끌어들일 만한 어떤 유인책도 없는 것이다.<이병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