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그리스, 글로벌시장 덮치다

은행 영업중단 긴급조치… 디폴트 사실상 초읽기
코스피 29P 떨어져 2060… 유럽·亞 증시도 일제 급락
원·엔 환율은 14원 급등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사실상 초읽기에 돌입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도 요동쳤다. 그리스 정부가 은행 영업 중단과 예금인출 제한 등 자본통제 조치를 발표하는 등 30일 국제통화기금(IMF) 채무상환일을 앞두고 아시아 증시는 줄줄이 하락하고 유로화 가치가 단숨에 달러화 대비 2% 이상 빠지는 등 글로벌 시장은 이미 그리스발(發) 충격의 직접영향권에 들어갔다.

29일 아시아 각국 증시는 주말 사이 터져 나온 그리스 악재로 일제히 급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34% 급락한 4,053.03으로 마감해 간신히 4,000선을 지켰다. 선전종합지수는 무려 6.05%나 폭락했다. 그리스 디폴트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Grexit)가 몰고 올 메가톤급 충격에 대한 우려 속에 지난주 말 인민은행이 단행한 기준금리 인하 조치의 효과는 완전히 묻혔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2.88% 떨어진 2만109.95로 장을 마쳤다. 비교적 낙폭이 작았던 코스피지수는 29.77포인트(1.42%) 하락한 2,060.49를 기록했으며 코스닥은 750선을 지켜내지 못한 채 전거래일 대비 2.33% 떨어진 733.04로 거래를 마쳤다.

외환시장도 크게 흔들렸다. 특히 안전자산인 엔화 가치가 오르고 위험자산인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원·엔 환율은 이날 오후3시 현재 100엔당 919원51전(외환은행 고시 기준)에 거래돼 전 거래일보다 14원11전 급등했다. 하루 상승폭으로는 1년4개월 만에 최대다.

앞서 28일 저녁(현지시간)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현지 TV를 통해 생중계된 연설에서 29일부터 은행 영업을 중단하고 예금인출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은행들에 대한 긴급유동성지원(ELA) 한도를 늘리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뱅크런)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외신들은 그리스 금융안정위원회가 오는 7월6일까지 6영업일간 영업중단을 권고했으며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한 현금인출 한도도 60유로로 제한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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