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제철 <철근가공업협동조합 이사장>

"GS건설 철근가공업 진출 중소기업들 존립 기반 위협"

유제철(예본정공 대표) 철근가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연간 매출 4조원이 넘는 대기업이 100억원 짜리 시장을 넘본다는 게 말이 됩니까” 중소 철근가공업체들이 “GS건설이 철근가공사업을 추진함에 따라 생존권을 위협 받고 있다”며 사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철근가공업은 건설현장에서 쓰이는 철근을 자르고 구부리는 일종의 임가공업으로 그 동안 수공업 형태로 이뤄졌으나 90년대 이후 공장 가공이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의 경우 국내 철근 소요량은 1만 2,000톤에 달했고, 이 가운데 200만톤 정도가 공장가공 방식으로 공급됐다. 유제철(예본정공 대표) 철근가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철근가공은 소규모 자본투자로 생산이 가능한 전형적인 중소기업 전문업종인데 GS건설이 진출하면서 중소기업들의 존립기반이 흔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철근가공공장의 물량이 연간 3만 6,000톤~12만톤에 불과하지만 GS건설은 자체 공장을 가동함으로써 20만톤(약 100억원)을 생산하게 된다”면서 “GS건설이 그 동안 이 물량을 하도급을 통해 납품 받은 만큼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수요처를 잃는 동시에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과 힘겨운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즉 GS건설이 자체 수요를 충족한 후 남는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외부 영업에 나설 경우 중소기업들의 기반이 사라지고 더 나아가 다른 대기업들의 진출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게 조합의 반대 명분이다. 조합은 지난 5월 ‘중소기업의 사업영역보호 및 기업간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중소기업청에 사업조정신청서를 접수했다. 이에 따라 현재 중기청은 검토 작업을 진행중이다. 한편 GS건설은 지난 3월 공시를 통해 경기도 시화공단에 5,000평 규모의 부지를 매입해 연산 20만톤 규모의 철근가공 공장을 세운다고 밝혔다. GS건설측은 “적기 공급을 통한 원가개선에 초점을 맞춘 경영 계획인 만큼 외부 영업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조합의 주장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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