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공화국 수비대 사실상 ‘와해’

이라크전의 최대 미스터리는 공화국수비대의 `실종`이다. 수도 바그다드가 연일 미군에 의해 유린되고 있는데도 공화국수비대의 저항은 찾아볼 수 없다. 바그다드 심장부로 밀고 들어온 미 보병3사단 정찰대에 무력한 저항을 펼친 이라크군들은 공화국수비대 정예 병사들이 아니라 오합지졸 수준인 정규군이었다. 미군 당국은 지난 4일 쿠트에서 바그다드까지 치고 올라오는 미군에게 2,500명의 공화국수비대 병사들이 투항했다고 밝히고 “지난 수일간 이들의 거점에 공습이 집중됐기 때문에 상당한 전력 손실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해도 6만~7만명으로 추산되는 공화국 수비대 병력이 전투다운 전투 한번 벌여보지 못한 채 완전히 끝장났다고 믿기 힘들다. 공화국 수비대 6개 사단 가운데 바그다드 사단과 메디나 사단은 궤멸됐다지만 나머지 4개 사단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최근의 정보 보고에 따르면 일부 공화국수비대 병력은 지난 며칠 새 단위부대별로 바그다드시 외곽으로 이동, 공화국 특별수비대(SRG)에 합류했다. 사담의 전폭적 신임을 받는 SRG는 바그다드를 둘러싼 3겹의 공화국수비대 방어막 가운데 중간에 놓인 부대다. 미군 당국은 사담국제공항 공방전에서 미군을 상대로 격렬한 전투를 벌였던 부대가 SRG로 보인다고 밝혔다. 말하자면 1만5,000명으로 추산되는 SRG를 중심으로 `헤쳐 모여` 식의 병력 재편이 이루어진 셈이다. 그러나 미 정보당국은 “공화국수비대가 사실상 와해됐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최근 이루어진 하루 800회 이상의 공습 가운데 3분의2 이상이 공화국수비대의 거점을 타겟으로 삼았기 때문에 수비대 조직 자체가 해체됐고, 여기에 대량 탈영에 가속이 붙으면서 바그다드 방어막이 사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주한국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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