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두번째 소환
특검, 사법처리여부 곧 결론
김광수 기자 bright@sed.co.kr
일주일 만에 재소환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1일 1차 소환때와는 달리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 없이 서울 한남동 특검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이호재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1일 삼성 특검팀에 재소환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이 회장이 특검에 소환된 것은 이번이 두번째로, 지난 4일 11시간 가량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지 꼭 일주일만이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2시께 한남동 특검 사무실에 나왔으나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 마디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곧장 8층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팀은 이 회장을 상대로 삼성 관련 의혹 전반에 대해 추가 보완 조사를 실시했으며 경영권 불법 승계 과정에 이 회장 및 전략기획실의 개입이 일정 부분 확인된 만큼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해 사법처리 대상과 수위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1차 조사에서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사건과 관련해 이 회장이 “전략기획실로부터 보고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이 CB 발행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세 명 모두 사법처리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불구속 기소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나 이 부회장과 김 사장의 구속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검팀은 최근 지난 2004년 삼성전자에서 130억원의 뭉칫돈이 차명계좌로 입금돼 삼성전자 주식을 사는데 쓰인 사실을 확인함에 따라 이 돈의 출처에 대해서도 이 회장에게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날 삼성전자 전산센터에 대한 압수수색도 전날에 이어 이틀째 실시했으며, 이 회장의 재산관리를 맡은 전용배 전략기획실 상무와 황태선 삼성화재 사장 등을 다시 불러 조사했다.
한편, 특검팀은 삼성생명 차명주식의 실제 주인은 이 회장이고, 지난 1월 특검 조사에서 거짓 진술을 했다고 시인한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을 12일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