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등 호주 국세청 빌딩 1400억에 인수

MIT 세제혜택·한-호 조세협약으로 임대수익 세금 '0%'… 연 7.5% 수익률 기대

호주 멜버른 인근 박스힐(Box Hill) 지역 아토(ATO) 빌딩


공무원연금이 호주 국세청(ATO·Australian Taxation Office)이 입주하는 호주 멜버른 인근의 오피스빌딩(이하 ATO빌딩)을 약 1,400억원에 인수한다. 특히 이번 투자 건은 호주 정부가 해외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에 제공하는 적격투자자(MIT) 세제혜택을 처음으로 적용 받고 우리나라와 호주가 체결한 조세협약에 따른 세금환급까지 받을 수 있어 향후 발생할 임대수익에 대한 실효세율이 '0%'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공무원연금은 롯데손해보험 등 국내 보험사 2곳과 손잡고 FG자산운용이 결성한 부동산 펀드를 통해 호주 멜버른 인근 박스힐(Box Hill) 지역에 위치한 ATO빌딩을 1억6,710만호주달러(약 1,400억원)에 인수한다. 이들 국내 기관들의 실제 투자자금은 570억원이며 이 가운데 공무원연금이 현지 세제혜택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주요(앵커) 출자자로서 출자금액의 50%(약 290억원)를 부담한다. 나머지 830억원은 금융권 대출 등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투자기간은 5년으로 수익률은 연 7.5%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9월 완공예정인 ATO빌딩은 연면적 5,953평, 지상 20층 규모의 신축 친환경 오피스빌딩으로 호주 멜버른 지역에서 동쪽으로 14㎞가량 떨어진 박스힐에 위치해 있다. 호주 국세청이 오피스 임대면적의 100%를 10년 연장 계약을 포함 총 25년 장기 임차해 투자기간 내 공실 위험이 없을뿐더러 매년 4%씩 임대료를 인상하는 조건이라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대할 수 있는 희소성 높은 자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호주 정부가 ATO빌딩을 거점으로 박스힐 지역에 오피스타운을 구축할 계획을 갖고 있어 향후 자산가치 증식도 기대해볼 만하다는 게 이번 딜에 정통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 투자 건은 호주 정부가 해외 자본 유치의 목적으로 해외 연기금 등 장기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현지 세제혜택 제도인 MIT를 국내 기관투자가로는 처음으로 적용 받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앞서 호주 연방정부는 지난 2008년 해외 자본 유치를 통해 내수경기를 부양할 목적으로 장기 투자 성격의 해외 연기금의 펀드 내 투자 비중이 50% 이상일 경우 펀드 운용수익에 저율 과세(15%) 혜택을 부여하는 MIT제도를 시행한 바 있으며 2012년 8월부터 MIT제도 적용 국가에 우리나라가 포함됐다.

MIT 세제혜택에 따라 공무원연금은 호주법상 배당소득과 자본소득에 대한 기본 세율(30%)이 아닌 15%의 저율 과세를 적용 받게 된다. 또 펀드 운용기간 내 에너지 절감 실사를 통해 호주 연방정부로부터 친환경빌딩 인증을 받게 되면 추가로 5%의 감면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국·호주 간 조세협약에 따라 14%의 세율을 환급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부동산 투자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에 대한 실효세율은 '0%'인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투자 건은 국내 기관과 호주 연방정부(국세청)가 직접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 수익 안정성이 높고 세제혜택, 임대료 스텝업 조항(Step-Up) 등 투자구조 측면에서도 매력적"이라며 "우량 임차인인 정부기관과 25년 장기 임대계약을 체결한 만큼 5년 후 매각에 대한 부담도 거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6월 말 기준 공무원연금의 대체투자 부문 수익률은 9.8%(연 환산 기준)로 집계됐다. 공정가치 평가분 반영 등을 통해 연말로 갈수록 수익률이 개선되는 대체투자 특성을 감안할 때 올해도 대체투자 부문에서 두자릿수대 수익률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공무원연금은 지난해 공단 역사상 최초로 대체투자 부문에서 11.2%의 두자릿수대 수익률을 거둔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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