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연말大戰] 맥주

맥주업계는 올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여름대목 잡기에 실패한 맥주업계는 반드시 연말 특수를 잡아 손해를 최대한 메꿔보겠다는 전략이다. 당연히 연말 판촉전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맥주업계는 불경기때면 소주에 밀려 죽을 쑤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불황의 끝을 모르는 상태에서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그래서 대학생 행사 지원 등 특히 젊은 층을 겨냥한 고객밀착형 마케팅은 물론 제품 차별화 전략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도 매출이 올라가지 않으면 호경기때 이들이 매출증대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 여기에 내년 경기의 호전기미를 봐가면서 다시 매출증대 전략을 다시 짠다는 계획이다. 맥주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우면 맥주매출이 소주에 밀리는 것은 당연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 그렇다고 가만히 있으면 안되는 만큼 업소에 매출증대를 위한 복안마련을 상의하고 우리도 수시로 전국지점에서 올라오는 매출을 체크하는 등 올 연말까지 이런 식의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먼저 지난해 `100% 순수보리맥주`를 표방하며 `하이트프라임`을 출시한 하이트맥주는 지난 9월 1일 `프라임`으로 리뉴얼하고 가격도 `하이트`와 같은 가격대로 인하해 하이트맥주의 차세대 `빅브랜드`로 키워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이미 카스와 OB 두개의 브랜드를 가진 OB맥주와의 브랜드경쟁에서 올 목표 시장점유율 60%를 달성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OB맥주는 지난 4월 이후 계속 신제품 광고 등의 이벤트를 통해 하이트맥주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OB, 카스의 신제품으로 하이트의 아성을 허물고 최근 리뉴얼한 카프리로 프리미엄 맥주시장을 장악한다는 게 OB맥주의 판단이다. OB맥주는 이 여세를 몰아 연말까지 45%, 내년엔 50%을 넘겨 하이트와 대적하겠다는 야심에 차있다. 하이트 올해로 출시 10주년을 맞는 하이트맥주의 대표상품 `하이트`가 지난 3일부터 한층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새롭게 선보였다. 백두산 천지의 산 배경을 활용한 자연 친화적인 이미지와 알루미늄 호일 재질의 목상표를 새롭게 부착해 고급스런 이미지를 동시에 살린 것. 제품 슬로도 `대자연이 있다! 맥주가 있다!`에서 `깨끗한 물! 깨끗한 맥주!`로 바뀌었다. 디자인과 슬로건의 리뉴얼 못지 않게 맛도 업그레이드됐다. 발효와 저장공정을 여러 단계로 조절하는 리듬 공법으로 한결 깨끗하고 풍부한 맛과 향을 살렸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 최첨단 공법을 이용한 비열처리 과정을 거쳐 쓴 맛은 완전히 제거하고 신선함을 최대한 살린 것이 특징이다. 하이트는 3단계 리듬공법을 발전시켜 `리듬맥주`라는 용어를 소비자 언어화시키기도 했다. 이와 함께 식음료 업계 처음으로 온도 표시를 위해 도입한 온도계 마크를 `신호등`으로 바꿔, 맥주를 마시는 최적 온도인 7℃에서는 `푸른색 OK`마크가, 상온에서는 빨간색 마크, 7℃ 아래에선 빨간색이 검정으로 변하고 푸른색 암반수 마크와 마시기 적합하다는 OK표시가 나타나는 등 소비자가 맥주의 제맛을 느낄 수 있도록 선택시기를 표시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마신 만큼 알려주는 이색 캔맥주도 선보였다. 온도마크 눈금자를 이용해 잔여량을 표시토록 한 맥주캔은 국내 최초로 온도변화에 따라 색깔이 변화하는 특수잉크를 맥주 캔 표면에 인쇄, 푸른 눈금자가 남아있는 맥주의 양과 냉장상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지난해 3월부터 시판중이다. OB `OB`는 OB맥주가 지난 95년 OB라거 출시 이후 8년 만에 내놓는 신제품이다. OB맥주가 지난 2000년 4월부터 준비 작업에 돌입, 1,000여차례의 시장 조사를 거쳐 기존 맥주 맛의 단점을 보완해 내놓은 70년 양조 기술력의 결정체임을 자부하는 제품이다. 5,000여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시장 조사 결과 “기존의 시판 맥주 맛에는 신물이 난다”는 답을 얻은 회사측은 맥주 명장인 브루마스터 19명과 함께 새로운 맛을 찾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궁리 끝에 찾아낸 것은 목에 잘 넘어가는 맛을 위해 호프와 맥아 전분 이외에 500ml당 쌀 3.56g을 첨가하고 불필요한 쓴 맛을 제거하기 위해 첨단 강화 발효 공법을 도입하는 새로운 방안이다. 제품 이름도 브랜드 인지도 조사 결과 응답자의 99.8%가 OB를 알고 있다는 점에 착안, `한국 맥주의 대명사`가 된다는 의미에서 결정한 것. 55년간 쌓아 온 브랜드의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한편, 인간 관계를 더 친밀하게 이어 주는 촉매제 이미지를 구축해 누구하고든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대표 맥주로 키워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광고, 패키지, 프로모션 등에서 주류업계에서는 드물게 다양한 마케팅 툴을 동원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신제품 OB의 로고인 태극문양은 토종 맥주의 자부심을 상징화한 것. 2002년 월드컵 때 4,000만 국민이 태극기를 흔들며 열광했던 이후 젊은 세대들이 태극문양에 대해 커다란 자부심을 갖게 됐다는 점에 근거해 양조전통기업인 OB가 이에 어울린다는 판단아래 제작됐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카프리 카프리는 95년 탄생한 국내 최초의 프리미엄 맥주로 손으로 돌려 따는 트위스터 캡과 롱넥 병을 최초로 도입했다. 카프리는 최고 품질의 캐나다산 해링톤 맥아와 유럽산 아로마 호프를 원료로 사용하 며 순수 저온발효 공법과 초고발효 공법의 특수 공법을 이용, 프리미엄 맥주 특유의 부드러운 맛이 살아있다. 또 카프리는 100㎖당 32㎉로 일반 맥주보다 약 20% 가량 낮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맥주다. 첫 광고부터 소비자의 관심을 끈 카프리는 `눈으로 마시는 깨끗한 맥주-카프리`라는 슬로건과 함께 각종 동물들을 출연시켜 소비자에게 `세련되고 독특한 맛의 프리미엄 맥주`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구축해 왔다. 광고와 함께 젊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프로모션도 카프리를 `젊은 소비자를 위한 세련된 맥주`로 자리매김 하는데 일조했다. 할인매장에서 소비자 증정행사를 강화, 많은 고객과의 접촉을 시도했으며, 다양한 업태에서의 업소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과 함께하는 맥주로서 성장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계절에 맞는 소재를 선택, 테마형 프로모션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주 소비자층은 젊은 도회풍의 20대 남녀로, 이들이 주로 찾는 카페ㆍ 호프ㆍ 레스토랑ㆍ 웨스턴 바ㆍ 락카페ㆍ 나이트클럽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하이네켄 `젊은이들은 술을 덜 마신다. 그러나 고급을 위해서는 돈을 지출할 줄 안다` 이 문구는 세계 최고의 맥주 제조사로 성장한 네덜란드의 하이네켄사가 내건 광고슬로건이다. 녹색 병에 빨간 별이 있는 로고로 유명한 하이네켄은 프리미엄 맥주의 대명사로 세계 각국의 수많은 애주가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 하이네켄 맥주가 처음 만들어진 것은 1863년 12월로 당시 22세에 불과했던 제라드 A. 하이네켄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가장 큰 주조장을 매입한 뒤 설립한 회사가 오늘날 하이네켄의 전신이다. 하이네켄사는 당시 주류업계에서 유일하게 연구실을 운영하는 회사였는데, 연구실에서 기본 원료와 생산 공정 등 맥주의 질을 엄격히 검사하는 것은 물론 `A-YEAST`라는 효모를 개발해 독특한 맛을 창조했다. 하이네켄을 본격적으로 성장시킨 주인공은 창업자의 손자인 알프레드 하이네켄으로, 19세 때인 1942년 하이네켄의 홍보직원으로 입사한 뒤 미국 항공사 아메리칸라인을 모방한 광고부를 처음 도입, 새로운 기법의 광고를 선보였다. 물론 지금도 트레이드 마크로 사용되는 빨간 별의 로고가 만들어진 것도 바로 이때다. 알프레드는 `맥주왕`으로 불리며 하이네켄을 세계 최고의 맥주회사로 키워냈다. 또 1983년에는 괴한에게 3주 동안 납치돼 몸값으로 1,600만 달러를 지불하고 풀려나며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이네켄은 현재 150여개 국가에서 판매되며 60여 개국에 110여개의 주조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네덜란드에 있는 3개의 하이네켄 주조장을 찾는 관람객 숫자만도 연간 17만5,000명에 달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국내에는 지난 9월 25일 하이네켄코리아(대표 조제프 흘라박)가 설립됐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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