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진크린이 만들면 믿고 산대요"

국내 最古 물티슈 제조기업 '아진크린'
우수인력 확보 R&D 대폭 투자… GMP에 준하는 첨단설비 갖춰
줄잇는 유해성 논란도 비켜가… 국내 OEM시장 25~30% 차지
내년부터 화장품 생산기준 적용 "연구소 설립해 안전성 높일 것"

유상현 아진크린 대표가 21일 경기도 이천의 제1공장에서 생산 공정을 살펴보고 있다. /서은영기자

롤(roll) 형태였던 원단을 일정한 크기로 자르고 6단계로 걸러진 순도 99.9%의 정제수와 천연오일·첨가제 등을 배합해 분사한다. 80매씩 한 팩 분량으로 쌓은 원단의 무게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무게가 기준치를 벗어나면 바로 라인 밖으로 빠진다.

이물질이 발견되도 마찬가지다. 기계로 또 검품 직원의 눈으로 2중 검사를 두 차례씩 통과하면 제품은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포장라인으로 이동한다.

21일 찾은 경기도 이천의 아진크린 제1공장(현방리 공장)에서는 매일 물티슈 16만개, 월 기준으로는 약 400만개가 생산된다. 모든 기계는 유럽과 일본에서 공수한 첨단 기계 장비다. 창업자인 유상현(63) 아진크린 대표는 이천, 광주 등에 총 3개 공장을 지으면서 국내 물티슈 제조업계 최초로 GMP(우수의약품 품질관리 제조기준)에 준한 공조시설과 에어샤워실, 클린룸 등 첨단 설비를 갖췄다.

유 대표는 "첫 공장이었던 광주 공장과 2003년 신축한 2공장(이천 신둔면)까지 연간 총 생산량은 약 7억8,000만개에 이른다"며 "국내 물티슈 소비량이 연간 약 30억개라는 것을 감안하면 아진크린의 점유율은 약 25~30% 수준으로 점쳐진다"고 소개했다. 아진크린은 1988년 아진양행으로 출발한 국내 최고(最古)의 물티슈 제조사로 연 30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창업 당시 한 의류업체의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유 사장은 우연히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 물티슈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을 보고 관련 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당시에도 2~3곳 이상의 물티슈 제조사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외환위기의 문턱을 넘지 못 했다. 유 대표는 "일본 제조사를 직접 찾아다니며 기술을 이전받고 석사 이상의 우수 R&D인력을 확보해 연구개발에 투자한 결과 D사, B사, A사 등 물티슈 업계 강자로 꼽히는 상당수 브랜드가 27년째 고객으로 남아있다"며 "현재는 70~80개 브랜드에 제품을 공급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5년간 물티슈 시장이 매년 20%씩 성장한 덕에 사업은 견조했지만 유 사장에게도 고민은 있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물티슈 유해성 논란 탓이다.

유 사장은 "소금을 많이 섭취하면 고혈압은 물론 심장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지만 인간은 소금 없이 살 수 없다"며 "물티슈에 들어가는 화학 물질도 하나 하나 따져보면 유해성이 있지만 적정 수준만 쓴다면 세균번식 등 품질변화를 막을 수 있어 소비자에게 이롭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살균·보존제의 일종인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를 함유한 물티슈 제품이 잇따라 유해성 논란에 휩싸이면서 일부 업체들이 도산 위기에 처한 데 대해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당시 업체들은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를 0.1% 이하로 사용하면 화장품 보존제로 사용해도 안전하다는 것이 식약처 방침"이라며 해명에 나섰으나 반향을 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유 사장은 "다행스럽게도 아진크린은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를 사용하지 않아 우리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는 브랜드사들은 이번 논란을 피해갔다"며 "하지만 매년 한 두 차례씩 근거도 불분명한 유해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업계 불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년부터는 물티슈가 화장품 생산 기준에 준해 관리를 받는 만큼 올해는 기업부설 연구소를 설립해 제품 안전성을 높이며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브랜드에 관계 없이 아진크린이 만든 제품이면 믿고 쓸 수 있도록 화학방부제를 없애고 대체물질 개발에 주력한 결과 일부 소비자들은 '제조원이 아진크린이며 믿고산다'고 하더라"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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