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매각 무산… 재입찰 가능성

인수 가격 제시 안해 유찰
희망업체와 1대1 접촉 등 새주인 찾기 '플랜B' 가동


팬택의 공개매각이 유찰된 이유는 관심을 보여온 기업들이 생각하는 인수희망 가격이 채권단이 정한 최저입찰 가격 기준과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품질 좋은 스마트폰을 저가에 만드는 샤오미 등 중국 제조업체들의 부상으로 업황이 한층 악화된 상황에서 채권단이 생각하는 2,000억원 안팎의 금액을 써낼 수 있는 곳은 매우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이번 공개매각 유찰로 향후 팬택의 처리 방안을 놓고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경우의 수가 두 가지다.

우선 재매각 또는 청산이다. 그러나 법원이 우선적으로 매각을 결정했기 때문에 청산보다는 재입찰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재매각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매각 대금을 낮추는 방안으로 재입찰에 들어가면 팬택 채권단이 손절매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 법원이 매각 주관사와 협의해 결정하겠지만 채권단의 동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안이다. 팬택의 매각가는 2,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채권단이 모이는 팬택 관계인집회가 오는 12월5일 열릴 예정이다.

또 다른 방안으로 팬택의 청산을 통한 채권회수다.

하지만 청산으로 가면 자산처분으로 회수한 돈을 채권자에게 분배하게 되는데 이 경우는 매각보다 채권자들의 손실이 훨씬 커진다. 팬택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제24기 반기보고서(2014년 1월1일~6월30일) 기준 팬택의 자산은 4,415억원, 부채는 1조원가량 된다. 현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채권회수가 쉽지 않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볼 때 팬택은 청산보다 재매각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남은 것은 팬택 인수를 밝힌 기업과 협상을 성공시킬 방법을 찾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3위 스마트폰 제조사인 팬택의 기술력은 세계적 수준이라 인수 매력이 높고 채권단도 많은 금액의 채권을 회수하기 원해 재입찰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아마도 1대1일 방식으로 업체별로 접촉해 매각 조건을 협상하면 매각 성사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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