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 노키아, 사업변신의 방향 설정

92년1월 42세에 불과한 나이로 최고경영자가 된 올릴라(OLLILA)는 노키아의 위기가 사업 다각화로 인한 환경 부적응에 있음을 간파하고,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기로 결심했다.이에 따라 핵심역량과 시너지효과가 나지 않는 부문을 모두 매각한다는 기준을 설정하였고, TELECOMMUNICATION 중심의 글로벌 기업 달성이라는 비전을 수립했다. 이러한 비전은 올릴라 회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진이 「5년후 우리 회사는?」,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은?」이라는 자문끝에 도출한 결론이었다. 이러한 결정이후 100여년간 유지해왔던 고무, 제지사업은 물론이고, 60년대말 이후 막대한 투자가 이루어졌던 가전분야는 노키아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왜 디지털 셀룰러 폰인가?=일면 무모한 것같은 이같은 결정은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선택 기준과 관련이 있다. 노키아의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의미에는 첫째, 통신과 관련된 핵심역량을 보유하고 있느냐는 질문과도 일맥 상통한다. 노키아는 70년대말 스칸디나비아 4국을 대상으로 한 세계 최초의 셀룰러 폰 시스템 개발에 참여하여 관련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고, 광활한 지역과 낮은 인구 밀도에 따른 무선에 의한 통신 설비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기술을 축적해 왔다. 91년 유럽 통일 디지털 셀룰러 폰 규격으로 실용화된 GSM을 노키아는 이미 81년부터 개발중이었으며, 91년 실용화와 동시에 이에 적합한 셀룰러 폰을 출시할 수 있을 정도였다. 둘째, 경쟁의 측면이다. 노키아는 당시 셀룰러 폰 시장의 경쟁 기업들이 엄청난 개발비용과 유지비용을 투자하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가전부문과 마찬가지로 차별화되지 않은 제품으로는 궁극적으로 비용 경쟁에 의해 제살 깎아먹기식의 경쟁이 될 뿐이었다 따라서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시장을 선도할 수 있어야 하며, 이는 시장에 지배적인 통신 기술인 아날로그 방식이 아니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디지털 방식은 유선에 비해 손색없는 음질, 아날로그 방식보다 대규모의 통화 처리와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여 낮은 비용으로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노키아는 디지털 방식을 활용할 경우 부유한 계층이나 사용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셀룰러 폰 시장을 일반 대중에까지 확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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