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베이션 코리아] 고령화 극복하려면 일본 반면교사 삼아라

생산가능 인구 급감 속 여성·외국인 활용도 낮아
저성장 탈출 성과 없어


대한민국이 여성과 외국인을 활용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노인의 나라' 일본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리나라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성인력과 양질의 외국인 근로자를 과감하게 들여와 노동인력의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도쿄사무소가 낸 '인구고령화 심화에 따른 일본 경제의 특징 및 당면과제'에 따르면 일본은 그야말로 늙어버린 국가다.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지난 1995년 8,716만명을 고점으로 2012년 8,000만명으로 쪼그라들었다.

고령인구 부양비율(생산가능인구/고령인구)은 1995년 4.8에서 2012년 2.6으로 하락했다.

젊은 세대의 어깨가 무거워진 것이다. 일본 역시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추진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보지는 못했다.

여성인력에 있어서는 여전히 여성 근로자의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여성 노동참가율은 2012년 기준으로 63.4%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62.3%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70%대인 주요 선진국보다 낮다. 일본 여성의 노동참가율은 결혼 후 출산·육아기인 30대에 낮아지다가 40대부터 다시 증가하는 'M자형' 그래프를 따라간다.

전세계에서 'M자형' 그래프를 보이는 것은 일본과 한국뿐이다. 외국인 인력에도 일본은 '닫힌' 시장이다. 일본의 외국인 거주비율은 2011년 현재 1.6%로 OECD 회원국 평균인 8.5%보다 훨씬 낮다. 일본에 취업 중인 외국인노동자 수는 68만2,000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1.1%에 불과하다.

여성인력과 외국인노동자의 활용도가 낮은 노동시장 인력구조는 저성장으로 귀결된다. 일본에서도 이 때문에 여성들을 일터로 끌어내기 위해 보육시설 확충, 단기근로제도 개선 등을 추진했다.

고급 외국인인력을 끌어오기 위해 일본은 일본 내 유학생의 국내 취업을 적극 유도하는 정책도 쓰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저 출산율과 길어진 평균수명으로 급속하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2000년 고령화사회(65세 이상 인구비중 7%)에 진입한 지 17년이 되는 오는 2017년 고령사회(14%)에 진입하고 또 9년 후인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20%)에 들어선다. 각각 24년, 11년 만에 진행된 일본과 비교하면 훨씬 빠른 속도다.

여기에 일본과 유사한 'M자형' 여성 노동참가구조, 저조한 외국인 거주비율 등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역시 인력공급 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정규 한은 도쿄사무소 차장은 "선진국이 경험하지 못한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 중인 우리나라도 일본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과제를 감안해 신속한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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