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끝난 신한동해 오픈을 끝으로 마감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2014시즌은 희망과 과제를 동시에 남기고 막을 내렸다.
흥행 동력인 스타 선수의 부족으로 애를 태우던 KPGA 투어는 올 시즌 김승혁(28)과 김우현(23·바이네르)의 활약에 모처럼 웃음 지을 수 있었다.
유럽프로골프 투어를 겸하는 발렌타인 챔피언십 개최 무산이라는 아쉬운 소식과 함께 출발한 전반기는 7개 대회에서 6명의 생애 첫 우승자가 배출되면서 강자 없는 혼전이 이어졌다. 하지만 김우현이라는 유망주가 등장했다. 김우현은 6월 해피니스 송학건설 오픈과 보성CC 클래식에서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이름 석 자를 제대로 알렸다. 김우현의 아버지이자 바이네르 브랜드로 유명한 구두 업체 안토니의 대표인 김원길씨가 8월 바이네르-파인리즈 오픈을 창설해 또 하나의 화제를 만들기도 했다.
올 시즌 최고 스타는 김승혁이었다. 김승혁은 상금왕(5억8,914만원)과 최우수선수에게 주는 발렌타인 KPGA 대상을 모두 차지했다. 이 두 부문의 상을 동시에 석권한 것은 2009년 배상문(28·캘러웨이) 이후 5년 만이었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출신인 김승혁은 2005년 프로로 전향했지만 지난 시즌까지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국내와 일본 투어 활동을 병행하던 그는 5월 SK텔레콤 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더니 10월에는 일본 투어 도카이 클래식을 제패했고 곧이어 한국 내셔널타이틀이 걸린 한국 오픈 우승컵까지 차지했다. 국내 메이저급 대회에서만 2승을 챙긴 김승혁은 시즌 최종전 신한동해 오픈에서 공동 4위를 차지해 극적으로 박상현(31·메리츠금융그룹)을 제치고 대상 포인트 1위에도 올랐다.
박상현의 부활도 희소식이었다. 2009년 2승을 올리며 스타덤에 오른 박상현은 이후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으나 올 후반기 바이네르-파인리즈 오픈과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을 연속으로 제패했다. 상금(4억3,165만원)과 대상 포인트에서 2위에 오른 그는 평균타수 1위(69.86타)를 차지했다.
올 시즌 KPGA 투어는 지난해와 똑같이 14개의 대회를 개최, 28개를 치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 대비되며 투어 외형 확대에 대한 과제도 남겼다. 브라질월드컵 축구대회와 인천아시안게임의 영향으로 골프 황금 시기인 9월에 단 하나의 대회도 치르지 못했다. KPGA 투어 관계자는 내년에는 대회를 3개 정도 더 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남자 골프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노승열(23·나이키골프)과 배상문이 각각 2013-2014시즌 취리히 클래식과 2014-2015시즌 프라이스닷컴 오픈 우승을 차지하는 성과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