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낮아 선호…산업은행이어 신한·한미등 잇달아
국내 은행들이 잇달아 홍콩 달러 시장에서 외자를 차입하고 있다.
홍콩 달러의 유동성이 풍부해 차입 금리가 낮은데다 미 달러화로의 스와프(SWAPㆍ비용을 지불하고 서로 다른 통화를 교환하는 거래) 금리도 낮게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여년 간 국내 기관이 홍콩 달러 시장에서 외화를 차입한 적은 거의 없었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기업은행과 한미은행은 이 달 안에 각각 10억 홍콩 달러와 8억 홍콩 달러 차입을 위한 계약을 마무리 할 계획이다.
조흥은행 역시 4월 중 홍콩 달러 표시 외화채권 발행을 준비 중에 있으며 이에 앞서 신한은행이 지난 3월 12억 홍콩 달러를 차입한 바 있다.
이들 은행의 차입금리는 리보(런던은행간 금리)에 0.3%의 가산금리가 붙는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1년물 12억 달러를 차입한 신한은행의 경우 총 조달비용이 리보에 0.29% 가산금리가 적용됐었다. 올해 들어 시중은행들이 1년 만기 외화자금을 리보에 0.35% 가산되는 수준에서 조달한 것과 비교하면 훨씬 낮은 편이다.
이 같은 저리의 홍콩 달러 차입시장을 선도적으로 개척한 곳은 산업은행.
산업은행은 올해 들어 외화차입을 준비하면서 태국ㆍ홍콩ㆍ호주 시장 등 일종의 틈새시장 동향을 살펴왔다.
산은 관계자는 "연초에 1년 만기 한국물이 시장에 많이 나온 것을 감안,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틈새시장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었다"면서 "이후 시중은행들 사이에서도 홍콩달러 붐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달 9일 산업은행은 홍콩 7억8,000만 달러(미 1억 달러)를 리보에 0.26% 가산금리가 적용되는 수준에서 조달했었다.
최윤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