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희강의 '차원인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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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한국 서단의 거목 검여(劍如) 유희강 서거 30주년을 기리며 마련한 전시회인 ‘제 11회 시계서회전’이 25일부터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전시장에서 열린다. 전시회에는 유희강의 친필과 그의 제자와 후학들의 임서(옛 비석이나 서첩을 따라 쓰는 것) 작품들이 대거 전시된다.
유희강은 제 7회와 제 9회 국전추천작가와 11회부터 15회까지 심사위원을 역임하고 한국 서예가 협회장을 역임하며 한국 서예계를 대표한 서예가. 그는 서예가로는 ‘사망’ 선고나 다를 바 없는 오른손 마비에도 불구하고 1여년 만에 왼손으로 붓을 잡고 활동을 계속해 서예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는 검여의 뜻을 잇는 후학들의 모임인 시계연서회(회장 유기청) 등 생존 당시 수학했던 제자들이 그의 예술세계를 일반인들에게 알리기 위해 마련했다.
유희강의 출품작으로는 67년 두보의 ‘백부행’(白鳧行, 행서, 84×123㎝), 68년 작인 ‘차원인구’(借元人句, 행서, 30×120㎝), 75년 작인 익재의 ‘화정조학사자앙시’(和程趙學事子昻詩, 행서, 50×120㎝) 등 검여의 친필 4점을 직접 관람할 수 있다. 시계연서회는 95년 창립이래 검여의 가르침을 따라 ‘공부하는 전시회’를 표방하며 임서전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전시회에는 권혁승 전 서울경제 사장과 윤구평 전 한국일보 사장 등 사회 저명 인사로부터 유치원생까지 포함된 70여명의 회원들이 그간 준비한 임서전도 전시된다. 왕희지, 구양순, 안진경, 조맹부 등의 비와 첩의 전ㆍ예ㆍ해ㆍ행ㆍ초서 5체의 임서를 접할 수 있다. 또 유치원생부터 고교생까지 서예 꿈나무 회원들이 쓴 천자문, 사자소학, 명심보감과 상형문자에 채색물감으로 덧칠해 디자인적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한편 검여 서거 30주년을 기념, 인천의 문화 예술계를 중심으로 인천에 검여 선생 기념관 건립에 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25일부터 3월 2일까지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032)427-8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