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이사람] 박동범 태평양 향수 브랜드매니저

『태평양은 외국 유수의 향수와 어깨를 겨룰수 있는 국산 향수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정서와 기호를 잘 알기 때문에 그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면 승산은 충분하다고 자신합니다』태평양 마케팅팀에서 향수를 전담하는 브랜드매니저(BM) 박동범(31) 대리는 국산 향수의 가능성을 이렇게 전망했다. 한국에 진출하는 외국 화장품업체들은 대부분 향수를 맨먼저 선보이기 마련. 때문에 향수 마케팅을 하는 朴대리는 화장품 전장의 최전방에서 싸우는 셈이다. 현재 1,500억원 정도인 국내 향수시장은 아직까지는 시장규모가 크지 않은데다 외국브랜드의 시장지배력이 높은 편이지만 매년 평균 성장률이 15~20% 수준에 이른다. 더욱이 몇년전만 해도 향수를 사용하는 연령층이 20~30대 위주였으나 최근들어 중고등학생으로까지 낮아지고 있어 업계는 앞으로 시장을 매우 낙관하고 있다. 『향수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향취뿐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 용기 디자인 등 총체적인 이미지에 좌우된다. 따라서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을때는 이미지와 컨셉을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朴대리는 본래 기술연구소로 입사한 연구원 출신. 향료팀에서 연구하던 그는 97년 마케팅팀 브랜드매니저로 옮겨왔다. 연구원이 마케팅팀으로 전보된다는게 언뜻 이해되지 않지만 이는 태평양의 독특한 인사정책이다. 태평양은 기술을 아는 연구원이 마케팅을 하면 그만큼 기술과 접목된 마케팅을 펼수 있으며 또 연구원이 마케팅 현장에서 감각을 익히면 시장니즈에 적합한 기술을 개발할수 있다는 판단 아래 수년째 연구소와 마케팅팀간의 인사교류를 실시해 오고 있다. 국산 향수에 대한 그의 자신감은 올들어 유난히 공격적인 태평양의 향수 마케팅과도 무관하지 않다. 태평양은 최근 이성에게 호감을 느끼게 하는 페로몬 개념의 여성용 향수 「헤라 지일(ZEAL) 오데퍼퓸」을 내놓고 시장 공략에 나섰으며 곧이어 「헤라 지일」 남성용 향수도 출시한다. 가을께는 프랑스 현지법인에서 개발, 프랑스 시장에서 1%이상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롤리타 렘피카」도 들여올 예정. 『앞으로 기회가 되면 조향사 자격증도 딸 계획』이라는 朴대리는 기술과 마케팅을 접목, 국내 향수 시장을 지키는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내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이효영 기자 HY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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