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연말 마케팅 열전] 시승기, 올뉴 레인지로버 스포츠

고속주행때 흔들림·불안감 없는 럭셔리 SUV
첨단 편의장치 눈길… '강남 엄마'에게도 딱


최근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국내에 출시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랜드로버 전 모델을 통틀어 가장 빠르고 민첩한 주행성능을 갖춘 차다. 이 차를 '올 뉴 레인지로버'에 스포티한 면을 다소 추가한 모델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레인지로버와 비교했을 때 전체 부품 중 75%를 레인지로버 스포츠를 위해 새로 개발했다고 한다. 때문에 주행 감성이 완전히 다르다는 설명이다.

시승에 앞서 외관을 살폈다. 레인지로버 시리즈는 세계 각국의 디자인상을 휩쓸었기에 그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얘기할 필요가 없겠다.

신기한 것은 멀리서 봤을 때와 가까이서 봤을 때의 크기감이 다르다는 점이다. 이 차를 멀리서 보면 그렇게 커 보이지 않는다. 중형 SUV인 현대차 '쏘나타'와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차로 다가갈수록 점점 커 보이기 시작해 차문을 열 때는 대형 SUV인 BMW 'X5'보다 큰 차라는 느낌이 확실히 든다. 실제 크기는 전장 4,850㎜ㆍ전폭 2,073㎜로 4,886㎜ㆍ 1,938㎜인 X5보다 다소 길고 넓다.

시동을 걸고 서서히 달려봤다. 디젤엔진(3리터 터보 디젤)을 탑재한 차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고 우아하게 달려나간다. 레드존은 4,000rpm부터다. 스트로크가 긴 엔진 실린더를 채택해 1,000~2,000rpm 영역에서 힘을 쓰도록 했다. 때문에 저회전 영역에서 도로를 지배해 나가는 가속력과 돌파력이 일품이다.

고속 주행에서도 SUV답지 않게 안정적인 모습이다. 최고 기어 단수인 8단에서 엔진 회전수2,000rpm이면 시속 140㎞까지 나온다. 이때 어떠한 흔들림이나 불안감도 느낄 수 없다. 그야말로 고급스러운 주행 성능이다.

코너링도 세단 수준으로 굳건한 느낌이고 브레이크를 밟을 때의 출렁거림도 거의 없다. SUV는 세단에 비해 키가 커 브레이킹과 코너링 때 출렁거림이 있기 마련인데 이 차는 그 점을 완벽히 잡아내 무게 2.3톤짜리 SUV에 스포츠한 주행 성능을 부여하는 데 성공했다.

차량 내부에는 다른 브랜드들이 채택하고 있는 모든 첨단 편의장치들이 다 들어있다고 봐도 될 정도다. 때문에 실내는 놀라울 정도로 편안하고 안락하다. 흔히들 수입차 판매량 판도를 강남의 '엄마들'이 결정한다고 하는데 이 차는 디자인과 편의성에서 섬세한 여성 운전자들을 충분히 유혹할 수 있겠다. 운전자를 바꿔 뒷자리에 앉아봤는데 탄탄하고 정밀한 착좌감을 주는 뒷자리라는 느낌이 든다. 운전자가 다소 거칠게 몰아도 뒷자리는 편안한 편이다.

단점은 역시 크기에서 발생한다. 운전하고 주차할 때 차가 너무 크다는 느낌이 든다. 차가 옆으로 넓은데다 각을 살린 디자인 때문에 시야도 불편하다. 폭 2.5m인 아파트 주차장에 쏙 집어넣기가 비슷한 크기의 타 브랜드 SUV에 비해 까다롭다.

가격은 1억1,680만~1억3,690만원으로 상당히 비싸다.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같은 차급에서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보다 비싼 값을 받는 몇 안 되는 브랜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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