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당국이 19개 은행을 대상으로 한 재무 건전성 테스트인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10개 은행이 총 746억달러의 자본 확충을 요구 받았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날 이 같은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339억달러의 자본확충을 요구받아 19개 테스트 대상은행 가운데 가장 큰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웰스파고은행이 137억달러, GMAC 115억달러, 씨티그룹 55억달러, 리전스파이낸셜 25억달러, 선트러스트뱅크스 22억달러, 모건스탠리 18억달러, 키코프 18억달러, 핍스서드뱅코프 11억달러, PNC 파이낸셜서비스그룹 6억달러 등으로 자본확충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 메트라이프, US뱅코프, 뱅크오브뉴욕멜런, 스테이트스트리트, 캐피털원파이낸셜, BB&T,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9개사는 재무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
두 달 넘게 진행된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는 경기상황이 지금보다 훨씬 더 악화될 것이라는 가상 시나리오에 따라 금융회사들이 추가로 발생하는 손실을 흡수하고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정도를 측정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테스트를 통해 19개 금융회사들은 경기상황이 악화될 경우 올해와 내년에 걸쳐 총 5,992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측정됐다.
예상손실 규모가 가장 큰 부분은 모기지 부분으로 총 1,855억달러로 추산됐으며, 그 뒤를 이어 트레이딩 부문에서 993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투명하고 조심스럽게 진행된 이번 테스트는 금융시스템이 훨씬 더 효율적이고 탄탄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면서 “일부 금융회사들의 자본금 확충이 이뤄지면 은행들이 정상적인 영업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 확충을 요구받은 금융회사들은 다음달 8일까지 자본확충 계획을 금융감독 당국에 제출해야 하며 11월9일까지 이 계획을 이행해야 한다.
정해진 시한 내에 자본확충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정부는 해당 금융회사에 공적자금 투입을 대가로 확보한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의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뉴욕 증시 주변에서는 테스트 대상 금융회사들을 둘러싼 소문이 난무하면서 일부 은행들의 주가가 크게 등락하는 양상을 보였으나, 필요한 자본확충 규모가 시장에서 예상됐던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테스트 결과가 공개됨에 따라 시장의 불안감은 어느 정도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확충해야 할 자본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금융회사들이 향후 이행계획을 추진하는 과정은 시장에 또 다른 불안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