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것은 결국 ‘기술’… ”빅데이터·AI분야 투자 늘릴 것“

다음카카오 계열 케이큐브벤처스 김기준 상무
투자사가 산업 흐름 읽어야 스타트업의 성장가치 발견


"이제 막 창업한 기업 중에서 옥석을 가리려면 벤처 투자사도 그만큼 관련 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제대로 갖춰야 합니다. 앞으로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인공지능(AI) 분야 등 주목도 높은 기술에 대한 투자를 계속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다음카카오 계열사인 케이큐브벤처스의 김기준(38·사진) 상무(파트너)는 최근 경기도 판교 케이큐브벤처스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진짜 실력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 벤처 투자사의 전문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벤처 투자사가 기술과 인터넷 서비스,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지식·경험을 투자사가 직접 갖춰야 스타트업의 미래 성장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케이큐브벤처스는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지분 100%를 지난 2월 다음카카오가 사들였고, 현 임지훈 대표는 지난 10일 다음카카오의 새 단독 대표로 내정돼 오는 9월23일 정식으로 취임한다.

김 상무는 "아직 사업으로 여물었다기보단 '아이디어'의 성격이 더 큰데다, 나중에 사업 형태가 바뀔 수도 있는 스타트업에게 시장이나 경쟁 관계 분석 등 기성 기업을 평가하는 기준을 적용할 수 없다"며 "결국 투자사가 산업의 큰 흐름을 읽고 판단해야 한다 스타트업과 투자사가 '윈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케이큐브벤처스는 전문성이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서비스와 게임, 소프트웨어 기반 기술과 사후관리 등 분야를 나눠 각 전문가를 파트너로 삼아 임원진을 꾸렸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출신으로 웹 개발 엔지니어로 첫발을 뗀 뒤 스타트업 창업하기도 했던 김 상무는 그중에서 기술 분야를 맡는다. 김 상무는 "투자사 개인의 지식뿐 아니라 인적 네트워크까지 모두 전문성 역량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앞으로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투자가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다수의 국내 스타트업은 비교적 적은 시간과 비용 투자로 성과를 낼 수 있는 모바일 게임과 쇼핑 서비스 등 분야에 편중된 것이 사실이다. 김 상무는 "결국 세상을 바꾸는 것은 기술"이라며 "당장 수익이 없다고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분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케이큐브벤처스는 지금까지 소셜 데이터 수집·분석과 이미지 검색에 심층학습(딥러닝)을 접목한 기술, 근적외선 이미지 센서 등 총 9곳의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투자를 해왔다. 이 중에서 3곳은 실제 보유 기술을 서비스에 접목해 시장에 내놨지만, 나머지 6곳은 아직 연구 작업에 한창이거나 반복적인 테스트를 통해 기술을 가다듬고 있다.

김 상무는 "당장 손에 잡히는 기술이 아니더라도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한 곳이 더 많다"며 "특히 기술 기반 스타트업은 적극적으로 투자사의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드물어, 대학교와 연구실을 포함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아서 스타트업을 찾는 것이 일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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