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음악과 친숙한데 때로는 일반적인 차원을 넘어 몸과 마음 깊숙이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경험한다. 이러한 음악의 힘을 근거로 환자와 함께 하는 치료적 관계 속에서 특정한 행동의 변화를 유도하고 향상시키는 것이 음악치료이다.그렇다고 요즘 유행하는 음반에 적힌 것처럼 어떤 음악을 들으면 무슨 현상이 나타나고 어떤 증세에는 어떤 음악을 들으라는 식은 절대 아니다. 치료사와의 관계 속에서 의미 있는 음악적 경험과정을 통해 구체적인 치료목적을 달성해 가는 것이다. 일회성이나 자가 치료적인 성격이 아니라는 말이다.
사람에 대한 영향력으로서 음악을 보면 음악의 신비스러운 힘이 새삼 인식된다. 귀를 통해 들어오는 외부의 리듬자극에 신체가 일치하는 현상은 행진곡이나 춤곡을 사용하는 이유가 되지만 의료적으로는 중풍환자나 파킨스씨병에 걸린 사람들의 보행향상을 위한 리듬자극으로도 적용된다.
음악은 또 대뇌반구 전역에 걸친 활동을 가지기 때문에 특정 대뇌영역(예를 들어 언어중추)의 손상으로 장애를 보이더라도 음악활동 안에서는 손상되지 않은 대뇌의 부분이 손상된 부분의 활동을 대체해버리는 것으로 나타나 말을 못하는 사람이 노래는 부르는 것을 볼 수가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음악이 심리적 반응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에 공감한다. 음악은 시상을 중개자로하여 피질과 림빅시스템 내부의 작용으로 정서적 반응을 불러일으키도록 한다.
이렇게 사람의 신체와 심리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음악의 힘은 치료를 거부하거나 기능이 현저히 낮은 사람에게도 적용될 수 있어 자폐아동이나 정신질환자 등의 치료와 재활에 매우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음악치료가 널리 시행되는 정신과에서는 주로 환자의 정신재활을 도와주는 목적을 가진다.
음악치료사는 약을 통해 증세가 조절된 환자가 사회에서 적응해 가는 데에 필요한 여러 가지 사회적 기술, 즉 대인교류 기술이나 사회 적응력ㆍ자존감 향상ㆍ직업기술 등을 도와주는 재활치료사의 역할을 한다.
특수교육 분야에서 음악치료는 결핍된 기능을 갖고 태어난 장애아들에게 적응기술을 가르치는 교육적인 역할이다.
노인질환이나 신체재활에서도 음악활동을 통해 신체와 정신기능을 유지하고 필요한 정서적 지원을 담당한다.
이러한 모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음악을 도구로 사용하는 사람을 음악치료사라 부른다.
우리나라에는 음악치료가 97년부터 대학원에서 시작되었는데 흔히 문화의 시대라고 불리는 21세기에 와서 더욱 인정 받아 가는 직업이 되고 있다.
/최병철ㆍ숙명여대 음악치료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