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컴퓨터 퍼팅', 서희경 '어프로치 머신' 비결은?

신재섭씨의 '무한 반복학습'

‘신지애의 퍼팅과 서희경의 어프로치 샷을 가질 수 있다면.’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의 ‘버디 퀸’은 신지애(21ㆍ미래에셋)와 서희경(24ㆍ하이트)이었다. 신지애는 해외를 오가느라 국내 대회 출전 수는 적었지만 라운드 평균 3.55개로 이 부문 1위에 올랐고 서희경은 총 버디 수 240개로 최다를 기록했다. 신, 맞춤 퍼팅연습 기구 대회때도 갖고 다녀
서, 파3 코스 반복 라운드로 거리 감각 익혀
신지애는 견고한 스트로크를 바탕으로 버디 기회를 여간해서는 놓치지 않는 ‘컴퓨터 퍼팅’이 강점. 서희경은 100야드 안에서 핀 2~3m 이내에 붙여 버디 찬스를 만드는 능력이 뛰어난 ‘어프로치 머신’이다. 이들의 퍼팅과 어프로치 실력은 모든 골퍼들의 꿈이 아닐 수 없다. 비결이 뭘까. 흥미로운 점은 신지애의 부친 신재섭(49)씨가 숨은 코치라는 사실이다. 70대 타수를 치기도 했던 그가 최근 귀띔해준 비밀은 무한 반복 학습이었다. 먼저 신지애. 집이든 대회장 인근 숙소든 신지애가 늘 가지고 다니는 물건이 있다. 폭이 10㎝ 남짓한 약 1m 길이의 나무판자다. 부친이 직접 만든 연습기구로 신지애가 중학생 시절부터 이용하고 있다. 방법은 판자를 바닥에 내려놓고 퍼터 헤드가 이 ‘나무 길’을 따라 움직이도록 스트로크를 하는 것이다. 특별한 장치라고는 찾아볼 수 없지만 스트로크가 직선으로 되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특히 짧은 퍼트 실수가 크게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서희경은 프로 데뷔 이후 3년간 우승이 없다가 지난해 여름 휴식기에 신지애와 함께 일주일간 합숙훈련을 한 직후 3연승 등 6승을 거둬 세상을 놀라게 했다. 거리 감각에 약점이 있던 서희경에게 신재섭씨가 권한 방법은 ‘파3 코스 라운드’였다. 한 홀에서 5개씩 샷을 하면서 길이가 각기 다른 9홀을 돌아 일관된 거리를 보내는 감각을 키우도록 한 것. 정규코스에서는 세컨드 샷 거리가 그때그때 달라지기 때문에 똑같은 거리를 보내는 어프로치 샷을 연습하기에는 파3 코스가 안성맞춤이라는 주장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