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2명을 살해하고 도주한 범인 이학만(35)의 검거에는 침착한 시민의 대응이 무엇보다도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이씨가 서울 강서구 방화동 H빌라에 침입한 것은 8일 오후. 범인 이씨는 안방에손자와 함께 있던 주부 박모(48)씨를 위협해 금품을 요구했다. 경찰의 연고선 수사를 의식한 이씨는 가족이나 친구에게 도움을 청하지 못했고도피자금이 떨어져 추가범행을 시도했던 것. 일순간 놀란 박씨는 이씨가 돌출행동을 해 손자에게 해를 가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곧 침착을 되찾았다. 박씨는 초췌하고 초조한 표정의 이씨에게 "신고는 절대 하지 않겠다. 배가 고플테니 국수를 끓여주겠다"며 이씨를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박씨는 4시간 가량 이씨와 대화를 하며 이씨를 안심시키면서 틈틈이 이씨의 동태를 살피면서 밖으로 연락할 수 있는 기회를 엿봤다. 오후 6시40분께 박씨는 이씨가 한눈을 파는 틈을 타 외출 중이었던 아들 신모(28)씨에게 전화를 걸어 "이학만같은 사람이 집에 있다. 경찰에 신고해라"라고 재빠르게 전했다. 어머니의 전화를 받은 신씨는 "경관 살해범이 집에 있는데 어머니와 아기가 함께 있다"고 경찰에 112신고를 했고, 결국 이씨를 검거할 수 있었다. 연인원 수만명을 동원해 사건발생 이후 8일간 서울 시내를 `이 잡듯이' 이씨의뒤를 쫓았는데도 별다른 진전이 없었던 경찰의 수사망보다 40대 여성의 침착한 대응과 신속한 신고가 검거에 결정적인 `힘'을 발휘한 순간이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