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 전망] 1분기내 국고채 4%대 회사채 5%대 가능

올들어 채권금리가 연일 사상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채권금리가 어느 수준까지 떨어질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3년만기 회사채(무보증채)유통수익률은 올들어 9일 현재까지 지난해말보다 0.81%떨어진 7.19%를 나타내 6%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또 3년만기 국고채도 같은 기간동안 무려 1.02%포인트 하락한 5.93%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5%대에 진입했다. 이와함께 1년물인 통안채는 0.66%포인트 떨어진 6.57%,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도 0.52%포인트 하락한 7.18%를 나타냈다. 단기금리 뿐만 아니라 중장기 금리 모두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하락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게 자금시장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대한투신 관계자는 『회사채 금리가 조만간 6%대까지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어느 수준까지 떨어지나= 빠르면 올 1·4분기내에 국고채는 4~5%대, 회사채는 5~6%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게 채권전문가들의 중론다. 다만 하반기에는 다소 반등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의 오필현(吳弼顯)채권팀장은 『풍부한 유동성 등 채권시장 내외의 호조건으로 인해 채권금리 하향안정은 대세』라면서 『단기급락에 따른 조정장세는 예상되지만 조만간 회사채 금리가 6%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 남미국가등 국제금융시장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고 국공채 발행확대 부담, 경기회복국면 진입에 따른 자금수요 증가 가능성 등이 금리반등의 요인이 될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부는 올해 국채를 29조원 이상 발행(순증액 22조원)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고 여기에 경기회복에 따른 자금수요까지 겹칠 경우 하반기에는 회사채 금리가 10%대까지 반등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채권금리 하락 이유= 우선 시중 부동자금이 최대 채권매수세력인 투신권으로 집중 유입되고 있는 점이 채권금리 하락을 유발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말 이후 올들어 8일까지 투신권의 공사채형 상품에만 18조원이 넘는 자금이 들어왔다. 이는 투신사들이 1개월 금리를 연 9~10%, 6개월 이상 예치할 경우 12~12.5%의 고수익률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투신사들은 이같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자산운용차원에서 채권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와함께 정부의 강한 금리인하 의지와 이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 금리하락을 가속화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회사채 금리를 5~6%대로 떨어뜨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금융통화운영위원회가 최근 콜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겠다고 밝힌 것도 정부의 금리 정책방향을 재확인시켜주고 있다. 이밖에 선진국의 저금리 추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측면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미국등 선진국이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경우 내외금리차 축소로 인해 국내 금리도 추가하락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채권 판도변화= 정부는 국고채금리가 지표금리가 되도록 국고채를 적극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회사채보다 환금성 및 안정성이 높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기관투자자들이 국고채매입에 적극적이다. 실제로 지난 4일 입찰이 실시된 1조5,000억원 규모의 국고채에 5조원이 넘는 돈이 몰려 3.4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정부가 5대그룹 회사채에 대한 투신권등 금융기관의 보유한도를 규제하고 있어 대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축소되고 있는 추세다. 이와함께 회사채 보유 기관들이 금리추가 하락을 예상하면서 회사채를 시장에 내놓지 않아 회사채 물량공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물량이 달리는 무보증 회사채에서 국채로 채권시장의 무게중심이 급속히 이동되고 있다. 이와함께 단기채권보다 중장기 채권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도 최근의 특이한 현상이다. 이는 투자자들이 향후 금리가 상당기간 더 떨어질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정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