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사냥꾼으로 악명을 떨치는 칼 아이칸(사진)이 손을 대면, 그 회사의 주가는 오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목표회사의 지분을 계속 늘려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요구하는 등 이사회에서 압력을 행사해온 아이칸의 적극적인 투자 방식이 해당 회사의 주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셈이다. 미국 경제잡지 포천은 30일 칼 아이칸이 '미국에서 가장 공격적인(hottest) 투자자'라며 그의 투자방식이 결과적으로 주주들에게 높은 수익을 올려주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3년 동안 아이칸이 투자했던 기업은 한국의 KT&G를 포함해 모두 16개. 이중 주가가 떨어진 기업은 단 두 곳에 불과했다. 16개 기업의 총 시가총액은 아이칸이 투자했던 당시 보다 현재 549억 달러가 늘어났다. KT&G의 시가총액이 12억 달러 늘어난 것을 비롯해 미디어기업 타임워너(150억 달러), 석유회사인 커 맥기( 95억 달러), 백신업체 메드이뮨(60억 달러), 페더레이티드 백화점(38억 달러) 등이 주가가 많이 오른 기업이다. 아이칸은 목표로 삼은 기업의 지분을 사들여 CEO 교체하도록 요구하거나, 배당을 늘리고 자신을 지지하는 이사를 선임하도록 이사회에 압력을 행사해왔다. 목표물을 한번 결정하면 끝까지 물고 늘어져 결국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룬다고 해서 '기업 사냥꾼'으로 불린다. 그러나 포천은 "아이칸은 기업의 CEO를 내쫓는 대신 기업의 가치를 높여 주주들에게 높은 수익을 올려주는 자신 스스로를 '백만장자 로빈 후드'라고 부르곤 한다"고 전했다. 당하는 회사의 대주주와 경영진에게는 껄끄러운 인물이지만 주주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함으로써 소액 주주들에게는 돈을 벌어주는 인물이라는 설명이다. 아이칸은 '아이칸 파트너스'라는 헤지펀드와 '아메리칸 리얼 에스테이트 파트너스'라는 부동산 투자회사를 통해 목표 회사의 지분을 사들인다. 투자대상은 부동산, 카지노, 에너지기업, 생명공학회사, 백화점, 통신회사, 미디어 기업 등 다양하다. 아이칸 파트너스가 지난 3년 동안 올린 수익률은 40%에 이른다. 이중 수수료를 제외하고 투자자들에게 되돌려준 수익은 28%로 같은 기간 S&P500 수익률인 13%를 두 배 이상 웃돌고 있다. 포천은 "아이칸은 복잡하지만 다재다능하며 돈을 버는 수많은 방법을 알고 있는 인물"이라며 "그는 지구상에서 주주들에게 가장 돈을 많이 벌어준 투자자"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