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소사/12월7일] 일본 진주만 공습

‘도라(호랑이) 도라 도라’ 1941년 12월7일 하와이 진주만 상공에 도착한 일본 전투기들은 작전성공을 알리는 암호 ‘도라 도라 도라’를 외치며 무차별 폭격을 감행했다. 화창한 일요일 아침 평온하던 진주만은 일본의 기습공격에 불바다가 됐다. 대부분의 전함은 뇌격ㆍ폭격당해 격침됐다. 그 안에 있던 수병들은 높은 수압 때문에 문을 열지 못해 질식사했다. 일본의 기습작전은 대성공이었다. 그러나 일본의 진주만 공습은 울고 싶던 미국의 뺨을 때려준 격이었다. 미국으로서는 2차 세계대전 참전의 명분이 생긴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독일의 U보트가 대서양에서 군수물자를 실어 나르는 군용선뿐 아니라 민간인 선박까지 무차별 공격해 속이 상하던 차였다. 미국은 전쟁에 참여하더라도 사정권 밖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본토에 피해가 갈 가능성도 적었다. 전쟁물자만 열심히 만들어 팔면 됐다. 엄청난 자원과 풍부한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는 이 전쟁은 미국을 세계 최강의 나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전쟁 후에는 전쟁보상금뿐 아니라 연합군에 대준 전쟁물자 대금 회수도 가능하고 독일의 과학자를 데려다 국가 경쟁력도 높일 수 있었다. 게다가 일본의 침략을 응징하자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호소는 미국민의 애국심에 불을 질렀다. 전쟁통에 군수물자를 만들기 위해 일자리가 많이 생겼고 국내 경제는 어마어마하게 불어났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미국이 일본의 진주만 기습을 방치한 게 아닌가 하는 의혹도 제기한다. 아무튼 일본의 대륙 침략에 따른 미국의 고철과 석유수출 금지 등 대일압박을 풀기 위한 협상에서 기선을 제압하려 감행했던 일본의 진주만 기습은 혹 떼려다 붙인 꼴이 되고 말았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