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064350)이 연이은 어닝쇼크 여파로 상장 9개월여 만에 공모가 밑으로 곤두박질쳤다.
현대로템은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5.94%(1,450원) 하락한 2만2,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0월30일 상장 당시 공모가 대비 68.5%, 시초가 대비 14.99% 급등한 3만8,750원에 마감하며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공모가인 2만3,000원 아래로 추락한 것이다.
현대로템 주가가 수직 하락하는 것은 실적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현대로템은 올 2·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88.3%나 감소한 5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 1·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54.5% 감소한 201억원에 그친 것에 이어 2분기 연속 어닝쇼크를 낸 것이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세월호 사건 이후 간선형 전동차 및 KTX의 품질관리 비용이 증가한데다 환율하락 효과로 철도사업이 적자로 전환하며 2분기 실적이 부진했다"며 "보호예수 물량 해제에 따른 오버행 이슈까지 겹치면서 주가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증권사들은 서둘러 현대로템의 목표주가를 내리고 있다. 동양증권이 최근 3만원에서 2만8,000원으로 내린 것을 비롯해 대신증권도 3만2,000원에서 3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오는 9월부터 수주가 늘어나는 움직임이 포착되면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고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다. 실적은 큰 폭으로 개선되지 않겠지만 수주가 늘어나면 주가가 반등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하반기에 현대·기아차, 해외 전동차를 대상으로 한 수주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주 동향을 잘 살핀 뒤 주가가 반등하는 타이밍을 잘 포착해 투자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