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세대교체

매매·분양시장 주도세력, 베이비부머 지고 30대 급부상


# 신혼집을 알아보던 직장인 최모(36)씨는 최근 아파트 전셋집을 포기하고 서울 관악구의 다세대주택을 1억4,000만원에 매입했다. 최씨는 "2년마다 전세금을 올려줘야 해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차라리 아이에게 안정적인 거주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며 "아이를 낳은 뒤 적어도 10년까지는 계속 살 예정"이라고 말했다.

# 최근 문을 연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30대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일부 단지의 경우 내방객의 절반가량이 30대일 정도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신규분양시장에서 30대의 약진이 눈에 띈다"며 "분양시장에서 이들의 파워가 더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주택시장을 이끌었던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속속 경제활동에서 물러나며 30대가 그 뒤를 이어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들어 신규분양시장은 물론 기존 주택시장에서도 30대를 주축으로 한 3040세대가 핵심 세력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실제 통계청의 인구 추계를 토대로 분석해보면 30대 진입인구가 2014년 64만9,000명에서 올해에는 60만9,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30대 진입인구는 60만명선을 유지하다 오는 2020년께는 7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30대 인구는 1,000만명가량으로 추산된다.

주택시장의 세대교체 징후는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상대적으로 싼 연립·다세대주택 거래가 늘고 아파트 매매 및 분양시장에서도 1인 가구나 신혼부부의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면적의 인기가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최근 주택시장은 30대가 주축이 돼 이끌고 있고 40대가 받쳐주면서 베이비붐 세대가 점차 밀려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아파트는 자본 차익을 노리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 연립·다세대주택의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전세난을 피해 가격이 낮은 주택유형으로 젊은 층이 옮겨간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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