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 새누리당은 "전혀 의외의 인물"이라며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의 인연에 관심을 보였다.
수도권이 지역구인 한 재선 의원은 "'세월호 참사' 이후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무적 감각이 있는 정치인 출신이 바람직하다고 봤다"며 "깜짝 인사의 배경에는 김 실장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집권당인 새누리당 지도부조차도 이번 인사에 대해 사전에 구체적인 감을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의 한 지도부 인사는 "6·4지방선거에서 여당이 경기도와 인천에서 이기고 충청권에서 전멸하면서 당초 유력한 후보였던 김문수 경기지사 카드가 물 건너가고 충청 출신으로 기류가 바뀐 것은 알았다"며 "청주 출신이기는 하지만 문 후보자가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문 후보자는 김 실장과 함께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의 이사장과 이사를 지냈다. 문 후보자는 지난해 5월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현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발기인 총회에 이사로 이름을 올렸는데 당시 초대 이사장이 김 실장이었다. 문 후보자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높이 평가하는 것에 대해 김 실장과 궤를 같이하고 있는 것이다.
문 후보자는 또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낙마한 뒤 2013년 10월에 청와대와 법무부 주도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꾸려질 때 비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했다. 당시 추천위원장인 김종구 전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비당연직 추천에는 김 실장의 영향력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김 실장이 많이 아끼는 것으로 알려진 김진태 전 대검 차장이 검찰총장으로 낙점됐다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해병대 출신인 문 후보자는 중앙일보 주필 시절 상당히 보수적인 친여 성향의 칼럼을 많이 쓰는 등 김 실장과 상당 부분 정서적 공감대가 있다는 후문이다. 문 후보자는 햇볕정책과 복지확대를 반대하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지난 대선 직후에는 "역사의 신이 50대를 움직여 혼돈의 나라를 붙잡은 것 같다"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이전과는 다른 대한민국을 만든다고 했는데 이에 적합한 인물인지 우려스럽다"며 "이번 인사 역시 김 비서실장을 위한 인사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