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기생충알 검출 원인 대책

중국산에 이어 국내산 김치에서도 기생충 알이검출됐지만 막연한 불안감을 갖기 보다는 검출 경로를 정밀 추적하고 차분하게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3일 발표한 국내산 김치와 배추의 기생충 검사 내용을 보면검출 원인을 단정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 의심이 가는 부분은 드러난다. 이를 중심으로 대책을 강구하면 기생충 문제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생충 알 검출 원인 기생충 알 검출 경로와 관련해 주목해야할 것은 두가지 대목이다. 첫째는 기생충 알이 검출된 16개 김치를 보면 사람의 회충 알이 4건인 반면 개와 고양이 회충 알이 9건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이는 국산 김치에 사용된 배추 등 주요 재료의 재배과정에서 인분을 퇴비 등으로 사용한 재배 방식보다는 집에서 기르는 개와 고양이가 야외에서 배설물을 배출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배추 등에 직접 배설물을 싸는 경우가 있고 토양 자체가 개.고양이 배설물로 오염돼 있을 수도 있다. 이 경우 아무리 화학비료를 사용해 배추를 비롯한 김치 재료를 재배한다고 해도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나올 수 있다. 또한 두번째 중요한 것은 이번 김치 재료에 대한 검사에서 배추를 소금에 절인상태인 국산 `절임배추' 1개에서 기생충 알이 나왔지만, 중국산 고춧가루, 태국산젓갈을 비롯해 파, 마늘, 무 등 양념류에서는 기생충 알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한 이와는 별도로 시중에서 유통되는 배추 165건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에서도8건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됐다. 이 또한 기생충 알 성격을 보면 사람 회충알은 2건, 고양이 회충알은 5건, 개회충 혼합이 1건으로 동물 기생충이 훨씬 많다. 결국 배추와 토양 오염에 대한 관리가 초점이 된다. ◇기생충알 김치 차단 가능한가 일단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종합적이다. 생산 단계부터 소비단계까지 총체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계약재배, 우수농업규범 준수 요구 등을 통해 김치 원료의 재배단계부터 안전성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생산 관리를 위해 중소ㆍ영세 업체에 원재료 관리부터 가공까지 위생적인 김치 생산이 가능하도록 매뉴얼을 제작해 나눠주기로 했다. 절임 공정 이후 흐르는 물에 3회 이상 의무 세척토록 하는 방안도 강구된다. 원료의 구입부터 최종 제품의 생산까지 체계적인 위생관리가 가능하도록 하기위해 요소중점관리기준(HACCP)의 의무화도 추진된다. 특히 기생충 검사가 의무화되도록 자가품질검사 항목에 기생충 검사를 추가하기로 하고 위해 우려가 있는 식품에 대해선 검사명령제를 도입키로 했다. 식약청장이유통이전 단계에서 검사 명령을 강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식품공전과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을 개정하기로 했다. 기생충 알 잔류 여부를 생산업체 스스로 확인,조치토록 하는 행정 지도도 대폭강화된다.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와 식약청은 시ㆍ도보건환경연구원 16곳, 식품위생검사기관 36곳, 건강관리협회 15곳을 검사 시관으로 지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안전 장치가 잘 작동되고 아울러 소비자들도 배추 겉 표면을 떼어내고물에 잘씻어 김치를 담그는 등 위생관리에 신경을 쓰면 김치에서 기생충을 차단하는것은 어려운 문제가 아닐 것으로 전망된다. 복지부와 식약청은 "이번을 계기로 식품관리를 소비자 중심의 안전관리체계로개편, 공급자의 책임을 명확히 해 앞으로 이런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현재 소비자 중심의 식품 안전관리체계로의 전면 개편방안을 준비중이며 빠른시일안에 이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향후 식품 위반 업자에 대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강력하게 처벌토록하겠다"고 밝히는 등 식품 위해 사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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