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STX조선해양이 중형급 유조선을 대거 수주했다. 올 들어 부실을 털어내고 수익성 위주로 사업구조 재편에 나선 것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STX조선해양은 최근 싱가포르 선사인 나빅8과 4만9,000DWT(재화중량톤수)급 MR(Medium Range)탱커 8척(옵션 4척 포함)에 대한 수주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총 계약금액은 3억3,000만달러(약 3,400억원)로 척당 약 4,100만 달러 수준이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2월 나빅8과 LR1탱커 8척을 계약한 데 이어 6개월여만에 같은 회사로부터 물량을 수주했다. 지난 5월 이후 잠잠했던 수주의 물꼬를 튼 STX조선해양은 하반기 수주에 포문을 연 만큼 더욱 적극적인 수주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에 계약한 선박은 화물창 내 특수코팅을 적용해 재화 오염 방지와 특수화물 운송을 가능하도록 하고, 친환경 고효율 선박으로 건조된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건조 선박에 고사양 기술이 적용되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이번 수주액은 유사선종 시장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액”이라며 “선주사와의 돈독한 신뢰관계를 이어온 덕분에 연이은 수주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STX조선해양은 이번 수주로 올 들어 중형탱커 건조물량만 최대 16척을 확보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해부터 경영정상화를 위해 해양플랜트 등의 사업은 줄이고 중형 유조선과 벌크선, 해양플랜트를 지원하는 해양지원선, 해경·해군선 등 특수선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회사의 수익성과 경쟁력을 높여갈 방침이다.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정성립 대표이사 취임 이후 중형선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경쟁력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선사의 신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형탱커 등 주력선종 수주에 집중해 수익성을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