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팔고 보자" 투매 악순환

수급취약… 외국인 저가매수세 유입도 역부족코스닥시장은 투매가 투매를 불러오며 더욱 심각한 상황을 보였다. 기나긴 조정을 거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품어왔던 기대감은 일시에 실망감으로 바뀌어 '무조건 팔고 보자'는 식으로 표출됐다. 특히 기관투자가의 손절매성 매물은 우는 아이 뺨을 때리듯 개인투자자들의 심리를 거의 패닉상태로 몰고 갔다. 일부 개인투자자와 외국인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다소 유입됐지만 역부족이었다. 코스닥시장은 개인투자자들이 대부분이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더욱 확산됐다. 코스닥시장의 낙폭이 거래소보다 큰 것은 무엇보다 수급의 취약성을 들 수 있다. 개인투자자 중심인 코스닥시장은 외국인이 관망할 경우 매수주체를 찾을 수 없다. 게다가 이날처럼 기관투자가의 매물이 쏟아질 경우 낙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최근 시장 자체가 무너져 '고위험 고수익'이라는 종전 메리트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일부 개인투자자의 발길을 돌리게 한 원인으로 지적됐다. 아울러 코스닥시장이 대부분 IT 등 기술주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도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경기회복에 따라 기업체의 설비투자가 이뤄진 이후에야 기술주의 실적이 주가에 반영되는 만큼 시장회복 시기가 거래소 기업보다 다소 늦어지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최근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는 주가조작이나 불공정거래 사례에 코스닥 종목이 예외 없이 거론되고 있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악화시켜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러나 코스닥지수는 폭락에 이은 기술적 반등을 나타낼 가능성도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날 폭락은 기업들의 펀더멘털이나 시장 내부적인 변화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 대외적인 변수와 기관투자가의 매매시스템에 따른 결과인 만큼 조만간 반등을 보일 것이라는 얘기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투매가 하루 더 이어진다면 반등시기가 임박했다고 볼 수 있다"며 "반등세가 약할 경우 매물이 오히려 가중될 수 있으므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시장의 되돌림 수준을 확인한 뒤 시장에 참여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성수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