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간 거듭된 외교 악재 속에서도 꾸준히 진행돼온 `한일 우정의 해' 행사가 다음달 6~7일 한일 가수 합동 콘서트와 폐막식 을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다음달 6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비, 보아, 휘성, 나카시마 미카 등 양국 정상급 가수가 출연하는 기념 콘서트가 열리며 다음날인 7일 잠실롯데호텔에서 열리는 피날레 세리머니를 끝으로 한일 우정의 해 공식 행사가 마무리된다.
성대한 마무리 행사가 예정돼 있지만 `우정의 해'라는 타이틀이 역설로 들릴 만큼 양국 외교관계가 악화된 상황이라 아무래도 김이 빠지는 형국이다.
올 1월25일 도쿄, 1월27일 서울에서 각각 열린 개막식을 필두로 시작된 한일 우정의 해 행사는 스포츠, 공연, 청소년 및 지역교류, 전시, 학술교류 등 수백 건의다채로운 이벤트로 채워졌다.
대표적으로 올 1월 서초동 국립국악원에서는 한국의 전통 판소리와 창극인 `춘향가'와 일본의 전통 인형극인 분라쿠(文樂) `쓰보사카(壺坂) 관음영험기'가 공연됐고 5월 서울에서 한일 현대예술제, 고양시에서 한-일 성악교류 연주회가 각각 열렸다.
일본에서는 1월 한국영화제, 2월 한일 댄스페스티벌, 2~3월 한국 우수문화 콘텐츠 전람회, 10월 한복-기모노 패션쇼, 11월 한.일 교류 심포지엄 등 각종 문화행사와 포럼 등이 개최됐다.
2002년 한일월드컵 공동개최와 대중문화 개방, 지난해의 욘 사마 열풍 등으로양국 문화교류가 착실히 진행되고 있었던 터라 수교 40돌을 맞아 `한일 우정의 해'로 정한 올해는 민간 차원의 양국간 이해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적기였다.
하지만 도도하게 진행되던 양국간의 문화교류도 독도문제를 시작으로 올해 내내불어닥친 `한풍'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3월16일 일본 시마네(島根)현의 `독도의 날' 조례 통과에 이어 일본 역사교과서왜곡 파동,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등으로 한일관계가 극심한 갈등 양상을 보였던 터라 문화교류도 탄력을 받기 어려웠던 것.
특히 2월에는 험악해진 여론 속에 국회 문화관광위원회가 `한일 우정의 해' 문화교류 행사의 재검토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양국 문화교류가 위기를 맞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정치와 민간 차원의 교류를 분리한다는 기조 속에 외교무대에서는 일본에 단호히 대응하면서도 민간교류에는 탄력적으로 임하기로 하고 예정됐던 행사를 치러 나갔다.
하지만 지난 26일 "야스쿠니 이야기를 하는 국가는 세계에서 한국과 중국 뿐이다"는 아소 다로 일본 외상의 `망언'까지 전해지면서 양국 우정의 해는 씁쓸한 뒷맛을 남기며 막을 내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