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 또 악재로 돌출

이달들어 950원대로… IT·자동차업종등 악영향 우려

상반기 내내 수출주의 발목을 잡았던 환율이 또다시 증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8월 들어 달러당 960원대에 안착하는 것처럼 보이던 원ㆍ달러환율은 이달 들어 다시 950원대로 떨어졌다. 원화가치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환율에 가장 민감한 IT와 자동차 등 수출 대표업종도 조정을 받고 있다. 7일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60원 하락한 956.50원을 기록, 이달 들어서만 달러당 5원이 떨어졌다. 환율 하락과 때를 같이해 대표적인 수출주의 주가도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기전자 및 운수장비 업종지수는 각각 전날보다 0.99%와 0.87%씩 하락했다. 전기전자업종의 경우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가 불과 0.4% 떨어진 동안 2.4%의 낙폭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위안화 변동폭 확대에 따른 평가절상과 엔화 강세 전환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어, 시장 관계자들은 지난달 반등장에서 호재로 작용했던 환율이 시장이 악재로 돌아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7월 평가절상 이래 연일 사상 최고치로 치솟고 있으며, 오는 17일 G7 회의와 20일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를 전후해 또 한차례 강한 절상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소연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증시에서 경기 둔화와 함께 가장 우려되는 이슈가 환율”이라며 “원화가치가 이미 950원대로 돌아간데다,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이 높아지면서 원화도 추가 상승할 여지가 높아졌다”며 “환율에 민감한 IT, 자동차, 경기소비재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주도주로 기대를 모았던 IT의 약세는 지수 흐름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박 애널리스트는 내다봤다. 강문성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최근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기대감의 한 축인 원ㆍ달러환율 안정세가 흔들리고 있고, 엔화도 강세로 돌아설 여지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엔화 강세에 따른 일본 수출주 약세는 국내 증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 애널리스트는 “다만 이미 상반기에 920원때까지 치솟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시장 펀더더멘털을 흔들어 놓을 만한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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