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등 4~5개銀 파업 불참할듯노총출신 의원과 간담회·종교계 지원 '눈길'
금융산업노조는 90% 이상의 노조원이 파업에 찬성했다는 점을 제시하며 오는 11일 총파업 열기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대부분의 은행이 파업기금 모금을 마감하는 등 총파업에 대비한 막바지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신한은행·금융결제원 등 일부 지부의 파업참여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로 하나·한미은행에 이어 파업에 소극적인 은행들이 잇따를 것으로전망되고 있다.
○···금융노조는 이날 오전 파업 찬반투표 중간집계 결과 90.3%의 노조원이 파업에 찬성했다고 발표했다. 최종 개표결과는 9일 오전에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날 금융노조측은 이번 파업이 은행산업의 구조조정을 반대하기 위한 게 아니라 관치금융 철폐에 주 목적이 있다며 파업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당국이 관치금융 청산을 위한 특별법 제정과 3년간의 「금융기관 안정화기간」을 약속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오후 이용득(李龍得) 금융노조위원장은 조성준·조한천·박인상 등 한국노총 출신 국회의원과 간담회를 갖고 이번 총파업과 관련된 금융노조 입장을 국회에 전달했다. 이와는 별도로 종교계 인사로 구성된 「관치금융 청산과 한국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가 결성식을 갖고 금융노조의 총파업을 측면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5일 오후6시에는 명동 금융회관 국제회의실에서 「금융산업 개편에 대한 검토 및 대안」이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 이찬근 인천대 교수와 이용득 금융노조위원장 등이 주제 발표자로 나서 현 정부의 금융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금융구조조정에 대한 금융노조의 대안을 제시했다.
○···한편 각 은행노조는 총파업에 대비한 파업기금 모금운동을 실시, 은행별로 10억원 가량의 파업기금을 마련했다. 금융노조는 전체적으로 100억원 이상의 파업기금이 마련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금융노조는 지방에 있는 노조원들의 편의를 위해 6일로 예정됐던 모의 총파업을 취소하고 이를 10일로 예정된 진군식에 대체하기로 했다.
○···당초 금융노조의 발표와는 달리 파업에 참가하지 않는 은행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날 오전 금융노조는 신한·제일은행이 파업에 반드시 참가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신한은행 노조는 파업에 가담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밖에 제일은행·금융결제원의 파업참여 여부도 불투명한 실정. 이에 따라 파업에 참가하지 않는 은행은 하나·한미은행을 포함, 4~5개 은행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융노조측은 『일부 지부의 파업 불참이 대세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파업을 결의한 지부의 열기가 높기 때문에 11일 총파업 투쟁은 예정대로 강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은행 총파업 계획이 최근 언론에 집중 보도되면서 파업을 결정한 은행에는 은행업무에 차질이 빚어지게 되지 않느냐를 묻는 고객들의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K은행은 우량은행인줄 알고 거래해왔는데 왜 파업을 하느냐』는 항의성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파업을 저지하기 위한 사측의 방해일 뿐 이번 파업과 관련, 고객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박태준기자JUNE@SED.CO.KR
입력시간 2000/07/05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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