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석달만에 흑자전환

지난달 수출호조 힘입어 13억7,000만불…10개월만에 최대치
올 경상흑자 달성 가능성…내년엔 적자 불가피할듯

지난 9월 경상수지가 3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이는 수출호조에 힘입어 상품수지 흑자가 늘어난 반면 서비스수지 적자폭은 줄었기 때문이다. 올 9월까지 경상수지 누적 적자도 8,000만달러로 감소, 경상수지가 연간 기준으로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 경기 냉각 등 여러 가지 악재가 중첩되는 내년 상반기에는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경상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출호조ㆍ서비스수지 적자 줄어=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13억7,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 3개월 만에 흑자로 반전됐다. 이 같은 흑자폭은 지난해 11월 22억달러 흑자에 이어 10개월 만에 최대치다. 경상수지가 이처럼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한 것은 수출호조로 상품수지 흑자가 대폭 확대된데다 8월 여름 휴가 등으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했던 서비스수지 적자가 전달보다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9월 상품수지는 자동차ㆍLCD 등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흑자규모가 전월(17억9,000만달러)보다 2배가량 늘어난 32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의 31억8,000만달러 이후 최대의 흑자폭이다. 서비스수지는 16억6,000만달러 적자로 전달보다 적자규모가 4억3,000만달러 감소했다. 특히 이 가운데 여행수지 지급액은 15억9,000만달러로 전달보다 3억달러가량 줄었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가능할 듯=3개월 만에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면서 올 1~9월 누적 경상수지 적자규모는 8,000만달러로 전달의 13억3,000만달러보다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수출호조가 당분간 이어지면서 애초 전망한 연간 경상수지 40억달러 흑자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삼용 한은 경제통계국 국제수지팀장은 “이달 25일까지 수출입 통계를 보면 10월에도 10억달러 이상의 흑자 달성이 예상된다”며 “올해 4ㆍ4분기에는 지난해 동기의 60억달러 흑자에는 못 미치겠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마냥 낙관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선 지난달 수출이 예상 밖으로 선전했으나 10월 초 추석연휴를 앞두고 수출물량이 일시 집중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10월에는 추석연휴로 조업일수가 줄어들어 수출증가율이 떨어질 수 있고 4ㆍ4분기 전망도 선진국 경기에 따라 불투명한 실정이다. 특히 만성적인 서비스수지 적자는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 1~9월 서비스 수지 누적 적자액은 143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억6,000만달러 늘었다. 추석연휴에 해외 여행객이 급증했던 점을 감안하면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10월에는 다시 늘면서 올해 19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더 큰 문제는 내년이다. 수출호조세는 둔화되는 반면 서비스 적자폭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현재 한국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경상수지 적자규모를 각각 22억달러, 30억달러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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