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1석3조' 효과 전략인듯

■ 론스타, 외환은행 지분 11.3% 매각
경영권 유지속 자금확보·외환은행 몸값 높이기등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 11.3%를 매각한 것은 ▦경영권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필요한 현금을 마련하고 ▦최종적으로 매각하게 될 외환은행의 지분을 줄임으로써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노린 전략으로 풀이된다. 론스타는 이번 지분 매각에도 경영권을 행사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원래 64.62%의 지분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매각 후 지분은 53.32%에 이른다. 외환은행의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이 없다면 매물로서의 가치도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영권을 놓치지 않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론스타가 추가적인 분할 매각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론스타는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마련한 현금으로 대출을 상환한 후 비교적 여유 있게 외환은행 매각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채 상환 위해 지분 매각=론스타는 지난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주식매수옵션을 체결했다. 이런 옵션 때문에 지난해 5월30일 론스타는 한국수출입은행과 코메르츠방크로부터 각각 4,913만주와 4,176만주를 주당 8,488원에 사들여야 했다. 당시 론스타는 주식 매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씨티은행으로부터 ‘리보(Libor)+1.50%’의 조건으로 8억5,000만달러(한화 7,715억원)를 빌렸다. 현재 3개월물 달러화 리보 금리가 5.39%라는 점을 감안하면 차입금리는 6.89%에 이른다. 결국 론스타는 매월 약 45억원의 이자를 부담해온 것이다. 지난해 9월 예정대로 국민은행에 외환은행을 매각했다면 자금 문제로 어려움을 겪지 않았겠지만 매각 계획이 어그러지자 론스타는 예상치 못한 자금 압박에 시달리게 됐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경영권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대출금을 상환하기 위해 ‘부분 매각’이라는 카드를 쓴 셈이다. 또 법원 판결 이전에 재매각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 론스타로서는 매각 작업 장기화에 대비해 이자 부담을 최소화할 필요를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최근 “외환은행은 현재 이익을 많이 내고 있어 투자자들이 (외환은행 매각이 지연되는 것을) 기다려줄 것”이라며 “매각시기는 내년 혹은 내후년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더 이상의 부분 매각은 없을 듯=시장에서는 론스타가 더 이상 지분을 분할매각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추가적인 분할 매각은 경영권 프리미엄 상실로 이어지고, 결국 매물로서의 가치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이번에 외환은행 지분을 매입한 기관투자가들도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이 있기보다는 앞으로 외환은행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의 김기홍 수석 부행장은 “론스타가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블록세일을 진행한다고 해도 경영권이 없는 주식을 인수하는 데 관심을 보일 곳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지분 매각으로 매물로서의 외환은행 가치가 높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론스타의 지분 매각 규모가 53.32%로 줄어든 만큼 인수 희망자들로서는 투자 자금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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