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공모제도 가이드

대형사 우량고객 유리'철새투자자' 기회줄어 이번 주부터 코스닥등록예비기업의 공모주 투자를 하려면 거래 증권사의 달라진 공모제도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 달부터 증권사가 공모물량과 공모가격을 마음대로 정하는 새로운 공모제도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이 내놓은 새 공모주 청약자격을 보면 대형사들은 자격조건을 강화시킨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은 거꾸로 청약자격 제한을 없애 버렸다. 청약자격을 얻기 위해 이리저리 증권사를 옮겨 다니는 '철새 투자자'들에게 불리해진 것이다. 대신 인수업무를 많이 하는 대형증권사와의 거래실적이 높은 우량 고객들은 상대적으로 유리해졌다. 이에 따라 증권사 관계자들은 자금여유가 없을 경우에는 한 대형증권사와 꾸준히 거래해 실적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는 자격제한을 없앤다 해도 너도나도 앞 다퉈 청약을 하게 되면 경쟁률이 높아져 '빛 좋은 개살구'꼴이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자금여유가 충분한 투자자들은 대형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를 병행 거래해 양쪽 제도의 장점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새 제도의 적용시기는 증권사별로 다르다. 삼성ㆍ메리츠ㆍ굿모닝증권은 바로 새 공모방식을 적용하는 데 비해 현대ㆍ대우ㆍ대신증권은 9월 청약분부터, LG증권 등은 10월부터 제도를 바꾼다. ◇대형사 청약문턱 높여 대신증권을 제외한 삼성ㆍLGㆍ현대ㆍ대우증권 등 대형사들은 모두 주식계좌 3개월 평균잔액이 1,000만원 이상인 고객들에게 청약한도 100%를 적용하기로 했다. 전에는 보유주식 평가금액이 100만~500만원이면 70%, 1,000만원 이상이면 100% 청약자격을 줬다. 또 수익증권ㆍ뮤추얼펀드에 가입하거나 선물ㆍ옵션 매매를 하는 고객들도 청약기회가 생겼다. 수익증권 기준으로 삼성과 현대는 5,000만원 이상, 대우와 LG증권은 각각 3,000만원과 2,000만원 이상 가입고객에게 한도를 100% 열었다. 거래실적도 중요하다. 현대는 3개월 주식거래실적이 2억원을, LG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각각 3,000만원과 1,000만원이 넘을 경우 한도까지 청약을 할 수 있다. ▦중소형 증권사는 자격제한 없애=인수업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중소형 증권사는 아예 청약제한을 없앴다. 대형사에 비해 공모물량이 크게 적기 때문에 자격을 강화하는 게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은 자사에 주식계좌를 개설한 모든 고객에게 청약자격을 부여하기로 했고, 미래에셋증권 역시 청약 전일까지 계좌를 개설한 모든 고객이 청약에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공모가 적정한지 따져봐야 증권사별로 공모자격이 달라진 것과 함께 투자자들은 바뀐 공모가 산정방식에도 눈을 기울여야 한다. 전에는 공모가를 본질가치를 기준으로 수요예측을 거친후 주간사가 최종 결정했다. 따라서 공모가는 시장가보다 싼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단기 차익을 노려 공모주 청약에 열을 올려 왔지만 앞으로는 주간사가 자율적으로 공모가를 정하게 돼 사실상 시장가와 비슷한 가격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만약 공모기업의 공모가가 이미 코스닥에 있는 등록기업의 주가와 별 차이가 없다면 상승여력은 그만큼 낮다는 얘기다. 이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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