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에 내년 성장률 5% 달성 '낙관론' 확산

한국은행이 오는 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내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5.0%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것이 한은 내부의 지배적 분위기다. 이미 박승 한은 총재가 10월 국정감사 때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5%라고 공개한데다 그 이후 상황에 큰 변화가 없어 최종 발표안에도 5%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전망치의 달성 가능성 여부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에는 유가와 환율, 수출, 농산물 작황, 정보기술(IT)산업의 전세계 경기 등이 거의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올해 성장률이 3.8-3.9% 수준에 그치는 것을 감안하면 내년 5% 성장률 전망치가비교적 높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각종 가격 변수와 경기흐름 등을 감안할 때5% 성장률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는 기류가 한은 내부에 뚜렷하게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낙관론은 여러 변수들에 대한 객관적 분석에 근거를 두고 있다는 것이한은의 설명이다. 유가의 경우 최근 뚜렷한 하향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지난해말 한은이 2005년 성장률 전망치를 4.0%로 제시할 당시 원유의 평균 도입단가를 배럴당 34달러로 예측했으나 올해 실제 평균 원유도입단가는 배럴당 52달러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측치보다 무려 16달러나 급등하는 셈이다. 한은은 내년의 경우 원유도입단가를 보수적으로 잡아 배럴당 56달러 내외가 될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가 향배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최근의 하향안정세와 국제적인 수급상황 등을 감안할 때 내년에는 전망을 크게 벗어나는 유가 파동이 초래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수출의 경우 11월중 260억달러의 수출실적을 거두면서 최근 3개월간 월간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엔진이 식을 줄 모르고 있는 점도 한은을 고무시키는대목이다. IT산업의 구조조정도 어느 정도 끝나고 있어 올해와 같은 수출증가세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환율의 경우 중국 위안화 절상이 큰 변수로 자리잡고 있으나 올해 한차례 절상이 이뤄진데다 시장에서는 이미 충분한 면역력이 생겼기 때문에 내년 성장률에는 큰충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조류인플루엔자(AI)와 태풍 등과 같은 자연재해가 돌발변수로 작용, 성장률을 떨어뜨릴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한은의 입장이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내수경기도 미약하나마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설비투자도 국민계정을 기준으로 볼 때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어 수출증가세 등을 감안할때 내년 성장률은 5% 달성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최근 몇년간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3-4%대의 성장률을 보였기 때문에 내년 5% 성장을 이룩하더라도 피부로 느끼는 경기 측면에서는 5% 성장만으로는 여전히 미흡한 수준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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