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 이후 기업들이 어려움에 처한 원인이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세계 금융시장의 복잡성을 반영한 대비책을 준비해놓지 못했기 때문일까. 이에 대한 단순명쾌한 답은 없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자산보호에 있어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임을 체득하고 있다.
언스트앤영이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의 리스크 관리 최우선순위는 ‘유동성 확보’에 있었다. 50%에 가까운 응답자가 “리스크 관리 체계를 고도화해 적정한 유동성 확보와 유연한 현금흐름 관리가 가능했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기업이 보유한 여러 자산 가운데 과연 어느 것을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할 것인가.
기업들이 다양한 금융 리스크 대처에 분주한 가운데 선두기업들은 향후 경기회복시 시장에 공격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많은 기업들은 유동성 확보를 중요한 금융자산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특히 매출실적 및 신용가용성 감소와 연계될 때 그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현금흐름의 타이밍을 잘 관리하는 것이다.
또한 경기침체기에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에 더 높은 수준의 효율성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운영 리스크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일례로 핵심 비금융 운영자산인 공급망(Supply Chain)이 있다. 엔드 투 엔드(end-to-end) 공급망에 묶여 있는 재고과다에서 현금을 풀고 매입상품 및 서비스비용을 절감하는 과정에서 기회를 찾는 방법이 있다.
혼란스러운 위기 상황에서도 명백하게 드러나는 사실이 있다.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붕괴 같이 가능성은 낮아도 영향력은 엄청난 리스크가 실제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기업은 과거에는 고려하지 않았던 리스크와 기회를 폭넓게 검토해야 한다. 이제 리스크 관리는 철저하게 계획된 시나리오를 통해 접근하고 ‘자산 보호’ 평가를 실시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기업은 수용할 수 있는 리스크와 조정할 수 있는 리스크를 파악해야 한다. 아울러 사업가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 자산을 평가한 후 이를 리스크 관리 체계와 연계해 관리함으로써 다가오는 경기회복기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