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수주 내에 배럴당 6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자 정부가 5일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갖기로 하는 등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국내 도입 원유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중동산 두바이유는 4일 전날보다 1.1% 오른 배럴당 44.16달러로 닷새 연속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올 들어서만 29%나 오르는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두바이유는 올 들어 이날 현재까지 평균가격이 배럴당 39.1달러로 한국은행이 올 경제전망의 전제로 내놓은 유가 수준(34달러)보다 15% 가까이 뛰어 유가가 올 경제운용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또 브렌트유 현물가는 이날 2.57달러 급등하며 배럴당 53.47달러로 현물거래가 시작된 후 가장 높은 가격을 나타냈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4월 인도분 역시 장중 한때 55달러를 넘어서는 폭등세를 보였다.
최근의 유가 폭등세와 관련해 원유 애널리스트인 데보라 와이트는 “오는 16일로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기총회 전에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상회한다 해도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4일 보도했다. 또 아드난 시합 엘딘 OPEC 사무총장은 3일 “시장에 심각한 공급차질이 발생할 경우 유가는 향후 2년 내에 배럴당 80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재정경제부는 4일 최신 경제동향을 분석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내놓기로 한 ‘그린북(Green Book)’ 첫 보고서를 통해 “고유가와 환율 등 대외적인 경제 불안요인이 아직까지는 경기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으나 상황 전개에 따라서는 경기회복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유가가 10% 오를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0.13~0.14%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정부는 원유값과 철강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세를 나타냄에 따라 5일 이해찬 국무총리 주재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근 원자재 값 상승이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경제 전반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인식을 같이하고 원자재 가격 수급전망 및 대응방안을 점검한다.
회의에서는 산업자원부와 건설교통부ㆍ조달청이 관련 대책을 보고한다. 특히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이 참석할 예정이어서 정유값 담합 및 원자재 매점매석행위 등에 대해 별도의 대책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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