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7월 13일] 첨단 R&D 인력난 대책 세워야

고기술 첨단 분야를 중심으로 고급 연구개발(R&D)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어 국내 기업의 기술력 제고는 물론 장기적으로 신성장동력 확충에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정보기술(IT) 분야에서만 오는 2013년까지 석ㆍ박사급 R&D 인력이 1,200여명이나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자ㆍ자동차ㆍ조선 등 주력 산업들도 심각한 R&D 인력난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고급 R&D 인력 부족현상은 이공계 분야의 고급인력 양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다시 말해 정부와 기업들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신성장동력 확충과 대학의 고급인력 양성 간에 미스매치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공계지원특별법'을 통해 인력양성을 위한 여러 방안을 시행하고 있으나 대학교육 등 효율적인 고등교육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공계 기피현상도 여전하다. 고급 인력의 처우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정부출연연구소 직원 1만7,000여명 가운데 40%가 비정규직일 정도로 R&D 인력에 대한 관리 및 보상 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지금과 같은 R&D 인력난이 계속될 경우 미래 성장동력 확충에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 강화도 어려워져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우려가 높다는 점이다. 정부는 정부 부문의 기술개발을 총괄할 국가 최고기술책임제(CTO)를 도입하고 내년도 R&D 예산을 올해보다 10%가량 늘리는 등 기술개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R&D 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공계 분야의 인력양성 계획을 다시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이공계 인력 양성계획을 비롯한 과학기술정책에 대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담부서 신설이 어렵다면 비상근체제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대통령을 의장으로 하는 상설체제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다. 기업ㆍ대학 간의 협력체제를 강화해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방향으로 교육 시스템을 바꿔나가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 꼭 필요한 경우 외국 우수인력의 과감한 채용 및 해외 R&D센터 구축 등 R&D 활동의 글로벌화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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