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 몸의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변하게 되는 지를 알아낼 수 있는 열쇠를 재미 한국인 과학자가 찾아냈다. 미주리주 소재 스토워스 의학연구소(Stowers Institute for Medical Research)이대엽(35) 박사는 프로테아좀(proteasome)이란 효소가 체내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해 각종 단백질을 변형시키는 기능이 있다는 것을 효모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6일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체세포가 암으로 변하는 과정을 사전에 차단하는 암 퇴치 연구에 큰 진전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프로테아좀은 제 기능을 못하는 노후 단백질을 분쇄해 세포의 생장을 돕는 `폐기장' 역할의 물질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박사팀에 따르면 이 효소는 `재활용장'이기도 하다. 즉 각종 단백질의 폐기 여부를 결정하고 그 중 일부는 그 기능을 다시 바꿔주는 역할도 한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프로테아좀에 이상이 생기면 폐기돼야 할 단백질이 그대로 방치되는등 세포의 성장과 죽음을 관장하는 항상성(恒常性) 밸런스가 엉망이 된다"며 "이로인해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프로테아좀의 구체적 기전 연구를 통해 암 변화 메커니즘을 풀 수있을 것"이라며 "이런 작업이 성공하면 프로테아좀의 작용을 조절해 정상세포의 암세포화를 막는 연구에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이 박사가 제 1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으로 세계적인 생명과학 저널 `셀' 4일자에 발표됐다. 이 박사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박사를 마친 뒤 미 하와드휴즈의학연구소를 거쳐 2003년 7월부터 스토워스 의학연구소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김태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