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위원회가 사회적 협의기구로서의 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다수결의결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장기적으로는 인사권과 예산권까지 갖는 독립기구로 위상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노동연구원 주최로 15일 오후 3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노사정위원회 활동평가 및 발전방안`에 관한 토론회에서 김훈 노동연 선임연구원은 노사정위 의결방식을 전원합의제 대신 다수결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운영 효율화=노동연구원이 이날 제시한 노사정위원회 발전방안은 운영방식을 개선하고 위상을 강화함으로써 사회적 협의기구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노사정위원회가 98년 출범한 이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협약을 처음으로 도출하는 등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은 운영시스템에 큰 원인이 있다.
현행 노사정위원회법에는 `노사정 각 대표가 2분의 1이상 출석, 3분의 2이상 찬성으로 가결` 토록 규정, 노ㆍ사 어느 한쪽이라도 불참하는 경우는 결정이 될 수 없도록 돼 있어 협의 기구임에도 사실상 전원 합의제(만장일치제)로 운영돼 왔다.
또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당사자들을 상대로 세부적인 내용까지 합의를 고집하는 바람에 주5일제 등 핵심현안에 대한 합의도출에 실패하기도 했다.
노동연구원은 이런 점을 개선하기 위해 노사정위에서는 노동기본권이나 노사관계제도 개선, 사회ㆍ경제적 의제 설정 등 큰 틀만 합의하고 나머지 구체적인 내용은 정부나 국회에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의제를 선정할 때 논의시한을 정해 지나치게 논의가 길어지는 것을 막고 의결방식도 다수결 방식을 도입,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도 제시했다.
◇독립기구로 위상강화=위상강화도 서둘러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노동연구원은 정책제안의 신뢰성과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노사정위원회를 인사ㆍ예산권을 가진 독립기구로 위상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또 위원장이 대통령에게 정기적으로 보고하는 체계를 갖추고 합의사항에 대한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이행점감반 회의 때 소관부처 국장급 관계자를 의무적으로 출석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5년간의 성과=노사정위는 지난 98년 설치된 뒤 지난해 1분기까지 719회의 전체회의와 458회의 보조회의 등 모두 1,177차례의 회의를 열어 140여건의 의제 가운데 119건에 대해 합의를 도출하는 등 외형적으로는 매우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하지만 주5일제와 공무원노조, 기업연금 등 핵심 의제에 있어서는 전혀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오철수기자 cso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