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사랑하는 독립운동가”/벨로인니 정부 암살기도 수차모면/오르타독립운동 해외 전파역 ‘외교가’「클래식을 좋아하는 독립운동가」. 올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카를로스 필리페 시메네스 벨로주교와 동티모르 분리독립 운동가인 호세 라모스 오르타는 두사람 모두 클래식음악 애호가이면서도 인도네시아 군사정부로부터 박해를 받아온 동티모르의 평화와 독립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벨로 주교가 동티모르의 선구자로 명성을 얻기 시작한 것은 지난 91년 인도네시아가 동티모르 독립운동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시위대에 발포, 2백여명 이상을 학살한 사실을 세상에 알리면서부터. 이에앞서 지난 89년 벨로 주교는 하비에르 페레스 데 케아르 당시 유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유엔이 동티모르인의 자결권을 확정할 수 있는 선거를 실시해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군사정부는 벨로주교에 대한 암살을 수차례에 걸쳐 시도해왔으나 무위로 돌아갔으며 현재도 감시사찰을 계속중이다.
1943년 동티모르의 바카우에서 교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축구와 클래식 음악에 대한 애호가로 알려져있다. 수도인 딜리에서 신학을 공부한 주교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철학을 공부하기도 했다. 35세때인 83년에는 교황청으로부터 동티모르의 60만 카톨릭 신도 사도로, 5년 뒤엔 주교로 임명됐다.
벨로 주교와 평화상을 공동수상한 오르타는 딜리에서 태어나 동티모르의 독립운동을 해외에 전파한 외교가로 알려져 있다. 인도네시아의 동티모르 침공 전후인 지난 75년 동티모르를 떠난 오르타는 유엔을 비롯한 각국 정부에서 동티모르 독립을 위해 일해왔다. 오르타는 지난 92년 동티모르독립저항평의회(CNRM)의 지도자인 자나나 구스마오가 투옥된 후 이 단체의 실질적인 지도자로 활동 중이다. 미국과 네덜란드 프랑스 등에서 국제관계와 정치 법학 등을 공부한 그는 포르투갈어와 스페인 프랑스어 등 4개 국어에 능통하며, 아직 미혼이다.<김영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