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출범을 목표로 하고있는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재원부족으로 당초 기대한 자본금을 절반 수준에 그치는 등 정부의 서민주택금융정책이 `용두사미`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15일 재정경제부와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정부가 2조원의 법정자본금을 목표로 설립을 준비중인 주택금융공사가 초기자본금 1조원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사의 초기 자본금은 주택신용보증기금의 기본자산 5,000억원과 한국은행, 건설교통부의 국민주택기금 등을 통해 1조원 규모로 마련될 예정이지만 실무 차원에서의 재원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것. 우선 국민주택기금의 경우 기존 MBS발행기관인 한국저당채권유동화(KoMoCo)의 지분 등을 정리, 1,200억원 가량을 공사 자본금으로 마련하겠다는 게 건교부의 방침이다. 하지만 정작 코모코에 출자된 기금 규모는 300억원 밖에 되지 않는다. 또 코모코에 대한 국제금융공사(IFC)와 메릴린치의 지분정리문제를 놓고 정부는 액면가(주당 5,000원)매수를 주장하는 반면 IFC등은 주당 1만7,000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어 코모코의 민간지분 정리문제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기금운용방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 지도 불투명하다. 최임락 건설교통부 사무관은 “코모코 지분 등을 정리해 1,200억원 정도를 주택금융공사에 출자할 계획이지만 국회 예결위와 건교위를 통과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의 출자규모도 확언할 수 없다. 신제윤 재경부 금융정책과장은 “한국은행의 출자문제는 실무차원까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2,0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한국은행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또 한국은행의 출자규모에 관한 금융통화위원회가 원안대로 의결해줄지도 확실치 않다. 따라서 주신보의 기본자산 5,000억원 이외에는 주택금융공사의 자본금에 대해 확정된 것이 아무 것도 없다. 한 금융전문가는 “정부가 서민주택금융 확충이라는 명분만 강조한 나머지 재원마련에 대한 고민 없이 덩치가 큰 공사를 설립하겠다는 밑그림만 그려놓은 상태”라며, “모기지론 도입 등은 단순히 규모가 큰 금융공사를 만든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