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노조가 최동수 신임 행장의 내정에 반발, 정시출퇴근 등 준법투쟁에 들어갔다.
최 행장 내정자는 이에 앞서 조흥은행 노조의 자진사퇴 요구를 거부하고 지난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귀국했다. 최 내정자는 조만간 별도의 사무실을 마련해 오는 26일 임시주총 이전까지 조흥은행 간부진으로부터 경영현황을 보고 받는 등 행장업무 수행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조흥은행 노조의 한 관계자는 11일 “이용규 노조위원장 직무대행이 지난 9일 중국 베이징에서 최동수 신임 행장 내정자와 4시간 가량 만나 자진사퇴를 요구했으나 최 내정자가 예정대로 귀국하는 등 거부의사를 밝힘에 따라 앞으로 더욱 강도 높은 은행장 선임 저지투쟁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에 따라 이날 본부 부서의 경우 오전 9시, 영업점은 오전 9시20분까지 출근하고 퇴근도 각각 오후 6시와 6시 30분에 실시하는 등 정시 출퇴근 투쟁에 들어갔다. 노조측은 이와 함께 상급기관인 금융산업노조와 연계해 공동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조흥은행 노조는 이에 앞서 최 내정자와 지난 9일 중국 베이징에서 가졌던 면담내용을 내부 소식지를 통해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이 노조위원장 직무대행은 “행장후보 추천이 철회되거나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 한 신한지주와의 관계나 조흥은행 영업력 원상회복은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며 “설령 주총에서 최종 선임되더라도 직원들의 반대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최 내정자는 “은행원 생활을 32년간 하면서 조흥은행에서 근무한 2년 6개월의 시간이 가장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며 “마지막 봉사의 기회로 생각하고 조흥은행과 직원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신한지주의 라응찬 회장을 한번도 만나보지 못하는 등 신한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며 “직원들의 반대정서가 매우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최 내정자는 이어 조만간 경영현황 파악을 위한 별도의 집무실이 마련되는 대로 조흥은행 간부진들로부터 비공식 업무보고를 받는 한편 신한지주 경영진들과도 만나 향후 경영방향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