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경정 사장 "단기 수익 보단 꾸준한 성과로 승부"

12일 퇴임후 자문사 창업하는 우경정 아이투신운용 사장
1세대 펀드매니저 출신 긍지
"리스크 헤지 적극활용 선호"


90년대말 투신업계 최고 수익률을 자랑하던 1세대 펀드매니저 출신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가 투자자문사를 창업하고 현업에 복귀한다. 우경정(51ㆍ사진) 아이투신운용 사장은 9일 "회사가 안정궤도에 올랐다고 판단해 지난해 말 사임을 결심했다"며 "필드로 복귀해 나만의 운용철학을 마음껏 펼치고 싶다는 생각에 자문사 창업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우 사장은 이를 위해 오는 12일 임기를 마치면 본격적인 자문사 창업 준비에 돌입한다. 그와 운용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10년 경력 이상의 매니저들을 모아 이달 중 금융위원회에 금융투자업 인가신청을 낼 계획이다. 그는 "단기 수익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한 성과를 내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며 "고객에게 장기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아도 꾸준한 성과를 내면 고객들이 3년, 5년 이상 자금을 맡길 수 있는 운용을 하겠다"고 밝혔다. 우 사장은 지난 1989년 삼성생명투신운용(현 삼성자산운용)에 합병되기 전 동양투자신탁에서 펀드매니저를 시작해 올해로 꼬박 23년째 투신업계에 몸담고 있는 1세대 펀드매니저다. 수익률에 연연하지 않는 '안정 수익 추구형 펀드매니저'로 정평이 나 있지만 성과도 우수했다. 주가 하락기인 97년에도 안정형 펀드인 '동양 목련 6호'로 수익률 18.67%를 기록하며 업계 1위를 차지했고 뮤추얼펀드가 흥행몰이를 하던 99년에는 '삼성라이프에메랄드1호펀드'를 만들어 설정 64일만에 39.94%의 수익률을 달성하기도 했다. 또 2004년 5월 아이투신운용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3억원 적자를 기록하던 회사의 수탁고를 석달만에 60% 늘리는데 성공했고 펀드 수익률도 상위권으로 회복시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5년간(7일 기준) 아이투신운용의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은 101.19%로 1위다. 우 사장은 자신을 "단기수익보다는 누적수익률로 승부하는 정통형 매니저"라고 소개하며 "성장형펀드지만 리스크 헤지 수단을 적극 활용하는 운용방식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무조건적인 낙관론도 경계한다. 그가 항상 경계하는 지표는 물가와 기준금리. 우 사장은 가장 신뢰하는 경제 변수로 기준금리를 꼽으며 "급격한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경우 시장이 크게 출렁댈 수 있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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