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150달러 中기업 "엑손모빌 사겠다"

월세 150달러의 사무실을 쓰고 있는 중국기업이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엑손 모빌을 4천500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가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홍콩 경제지 신보(信報)는 2일 `킹 윈 로렐'이라는 이름의 중국 기업이 지난달3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현시세에 25%의 프리미엄을 붙인 주당 70달러로 엑손 모빌을 인수하겠다는 의향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킹 윈 로렐측은 제안서에서 "금융기관 융자를 통해 대금을 치르겠다"며 "석유가격이 계속 상승하면 프리미엄을 더 붙일 용의도 있다"고 밝혔다. 엑손 모빌측은 그러나 킹 윈 로렐이 인수할 만한 재정적 실력이 있는지를 믿지못하겠다며 제안을 일축했다. 베이징(北京) 중심가에서 50㎞ 떨어진 교외의 월세 1천200위안(150달러)짜리 사무실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킹 윈 로렐은 뉴질랜드에 등록된 회사로 전해졌다. 사무실 이웃들은 사무실 주인이 항상 밤늦게까지 일하고 귀가하는 20대 중반의 키가 크고 몸이 마른 청년이라면서 킹 윈 로렐의 엑손 인수 가능성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엑손 인수 제안서에 적힌 킹 윈 로렐의 사장 장슈펑(張秀峰)은 지난해에도 호주최대의 통신회사인 텔스트라 인수제안을 냈다 역시 일언지하에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3천550억달러 상당의 시장가치를 갖고 있는 엑손 모빌은 지난해 3천억달러의 매출을 기록, 뉴질랜드 전체 경제의 세배 규모에 달한다. 엑손 모빌의 한 임원은 "핼러윈데이 아니냐"며 웃음으로 넘겼다고 신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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