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대침체로 미국 유럽인 10,000명 이상 자살 선택

사회복지 발달한 스웨덴 등은 자살률 완만
부양 의무 진 남자, 여자보다 자살 확률 높아
자살, 장기계획보다는 충동적으로 이뤄져


2007년 금융위기 이후의 대침체(Great Recession)로 미국인과 유럽인 10,000명 이상이 자살을 선택했다.

최근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대침체로 인한 실직, 주택값 하락 그리고 주식시장의 자유낙하가 자살을 일으키는 중요한 이유로 작용했다.

이 연구를 진행했던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사회학자 겸 포스트 닥터 연구원 아론 리브는 “2007년~2010년 사이에, 경기가 좋았던 이 몇 년 전보다 최소 10,000명 이상의 미국인과 유럽인들이 자살했다”며 “예상했던 것 이상의 결과”라고 전했다.

또 이 연구의 수석(시니어) 저자이자 옥스퍼드 대학 건강 경제학자 데이비드 스터클러는 “경기침체와 자살 사이의 연관이 불가피하고, 스웨덴과 오스트리아도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경제침체로 사투를 벌였음에도 자살이 대침체기에도 완만하다”며 “스웨덴은 실직자들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강력한 경제적 지원을 하는 나라”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경제적 자살은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행병학 박사이자 뉴욕 컬럼비아대학(Mailman School of Public Health)의 조교수 압둘라먼 엘 사이드(Abdulrahman El-Sayed)는 “이 조사는 매우 중요한 함의를 가진다”며 “이 같은 경제적 하락, 침체에 사회복지의 관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경제벨트가 너무 타이트하다고 해도 결코 보통사람 ‘조’를 돕는 것을 삭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이 연구는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더 많이 자살한다고도 전했다. 이는 사회가 전반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에게 부양의 의무를 더 지기 때문 인 것으로 분석된다. “남성들은 또한 여성보다 그들이 어려움에 처해도 도움을 덜 요청하며 걱정거리도 감춘다”고 스터클러가 말했다.

이전의 연구 결과들이 항우울제 사용이 자살률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사에서는 항우울제의 처방이 2007년에서 2010년까지 20% 증가했다. 공동 연구 감독인 하버드 대학(Injury Control Research Center)의 매튜 밀러는 “자살의 스테레오타입은 종종 틀렸다”며 “장기계획이라기보다 깊이 생각을 하지 않은 충동적인 행동이고, 자살시도는 미국에서는 도시에서나 시골에서나 비슷하다”며 “그러나 총을 소지할 수 있는 시골 지역에서 좀더 자주 일어난다”며 “만약 위기의 순간에 총이 손에 닿지 않는다면, 다음 기회를 이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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