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쏟아지는 경고 목소리] 실물경기 취약한데 자산 거품 머지않아 새 금융위기 올수도

BIS "가계·기업·정부 디폴트 위기"
존 케이 교수 "유로존이 진원지"

존 케이 런던정경대(LSE) 교수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국제결제은행(BIS)이 각국이 펼치는 공격적인 양적완화와 초저금리 기조가 몰고 올 부작용을 경고하고 나섰다. 최근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 국채가격이 하락하는 등 양적완화의 부작용이 가시화하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돈 풀기 정책에 대한 전문가들의 비판도 날로 거세지고 있다.

BIS는 2일(현지시간) 발표한 분기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가 저금리 기조와 양적완화를 통한 돈 풀기 때문에 취약한 실물경제에도 불구하고 증시 등 자산시장이 과열되는 '마법'에 걸려 있다"고 지적했다. BIS는 특히 "최근 주요 경제대국의 초완화 기조가 투자자들이 경제성장 둔화신호를 무시하도록 부추겼다"고 강조, 경기회복을 위해 초유의 완화정책을 펼치고 있는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선진 주요국들의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특히 스테판 세체티 BIS 통화정책국장은 "주요 경제국의 공공부채 규모가 그 어느 때보다 현저히 늘어난 상황에서 금리상승은 매우 위험하다"면서 "이는 가계와 기업, 정부의 부채상환을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며 경제의 세 주체가 동시에 디폴트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저명한 경제학자인 존 케이(사진) 런던정경대(LSE) 교수도 오는 5일 런던에서 열리는 러셀 인베스트먼트의 연례 연금 콘퍼런스에서 '다음 위기를 기다리며'라는 제목의 기조연설을 통해 자산시장 버블 붕괴가 몰고 올 새로운 금융위기를 경고할 예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케이 교수가 "세계 경제 시스템이 실물경제 성장이 아닌 금융거래 이익에 의존하고 있어 머잖아 그 거품이 빠지는 금융위기가 올 것"이라는 주장을 펼 것이라며 유로존을 그 위기의 진원지로 지목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은 키프로스 금융위기와 6분기째 이어지는 마이너스 성장에도 불구, 전세계에서 풀려난 돈 때문에 증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지난달 31일 현재 연초대비 7.58% 상승했다.

이처럼 실물경제와 자산시장의 괴리가 커지면서 최근에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총재 등 중앙은행 당국자들도 자산 버블에 대한 경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BIS는 최근 들어 지금까지 초완화정책으로 자산가치 상승을 유도해온 중앙은행 당국자들도 '자산 거품'을 경고하기 시작했으나 "섣불리 출구전략에 나설 경우 어렵사리 되살린 경기회복세를 꺾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중앙은행들이 진퇴양난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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